범정부 주도 시범사업 추진 환영하지만 ‘성과·목표’ 등 청사진 명확해야 ‘신약 개발·질환 예측모델’ 등 세부과제 설정 필요한 시점삼성유전체연구소 개발 캔서스캔(CancerSCAN) 등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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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바이오빅데이터 구축이 범정부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30일부터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에 착수한다.대대적 범정부 사업은 긍정적이지만 추진과정에서 ‘구체적 목적’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세부적 과제와 목표 등 청사진이 그려져야 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다는 지적이다.최근 본지와 만난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맞춤형 의료, 정밀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정부도 이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실제로 범부처 차원에서 내년까지 1만 명의 임상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해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업이 실시된다.올해는 16개 희귀질환자 5000명을 모집해 자료를 수집하고 기존 선도사업과 연계를 통해 5000명의 데이터를 추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이를 두고 박 소장은 “지금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유전체 구축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세부 과제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본질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그는 “기존에도 빅데이터 관련 사업이 추진되다가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연구 수준에서 머무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약을 만들거나, 특정질환 예측모델을 구축하는 등 구체화된 질문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내달이면 ‘데이터3법’이 시행된다. 가명정보(비식별 데이터) 등 개인정보 이용 동의 없이도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고 또 이를 융합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하지만 의료분야 적용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근본적인 한계점은 A병원 내 유전체 데이터가 B병원으로 나갈 경우, 환자 정보 등 민감한 정보 등으로 인한 한계가 있다. 데이터 기반 연구의 상업화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생태계 등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폐암환자 등 면역항암제 선택의 솔루션아직 한계는 있지만 방향성은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 유전체 분석은 미래의학의 필수관문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 분야를 정립하기 위한 박웅양 소장의 노력은 인정받고 있다.캔서스캔(CancerSCAN)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삼성유전체연구소가 2014년 병리과 및 혈액종양내과와 함께 개발한 유전자분석시스템이다. 환자의 암 조직에서 381개 암 관련 유전자 검사에서 한번에 500여종의 돌연변이를 파악할 수 있다.박 소장은 “기존 삼성서울병원 내에서만 적용됐던 부분이지만 이제 타 병원에서도 이를 활용하고 싶다는 계획을 알리고 있다. 유전체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분석은 생과 사의 영역에서 합리적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실제로 박 소장은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면역항암제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는데 기여했다. 관련 내용은 유럽종양학회 국제학술지(Annals of Onclogy, IF 14.186)에 실렸다.구체적으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와 비소세포폐암 환자 198명 유전체를 전체엑솜염기서열을 분석, 수정 종양조직변이부담(TMB, Tumor Mutational Burden)이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박 소장은 “면역항암제가 필요한 암 환자에게 과연 약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유전체 연구는 이러한 영역에서도 적극적 활용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언급했다.그는 “유전체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정밀의학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뿐만 아니라 환자 또는 국민이 유전체 검사에 적극 참여해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