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2분기 매출 전년比 22% 감소… 5조 믿돌아LG전자 H&A 부문 매출 5조2000억 돌파 관측작년 이어 2년 연속 상반기 가전 1위 유력
  • ▲ LG전자 대용량 스팀가전인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LG전자
    ▲ LG전자 대용량 스팀가전인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LG전자
    LG전자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생활가전(H&A) 부문이 선방하면서 올 상반기에도 월풀을 능가하는 실적을 달성, 글로벌 가전 1위를 수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올 2분기 매출 40억4200만달러(약 4조9345억원·분기 평균 환율 적용)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2%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보다 실적은 악화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베스트바이 등 대형 가전매장이 지난 5월까지 대부분 '셧다운'했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 우려와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 빗처 월풀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코로나19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확대되며 재택경제가 일상화되고 가전 교체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소비가 가전 등 내구재 구매에 집중된 것도 월풀이 기대이상의 실적을 거두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월풀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였지만, LG전자는 이보다 뛰어난 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LG전자가 월풀을 넘고 글로벌 가전업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LG전자는 2분기 매출 12조834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이 중 H&A 부문에서만 5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풀에 비해 2000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이미 2017년 월풀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도 능가하면서 가전업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LG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4~5월까지 실적 악화가 우려됐지만 지난달부터 미국의 베스트바이, 유럽의 세코노미 등 대형 가전매장이 오픈하면서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매장 폐쇄가 거의 없었던 국내 시장에서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新)가전 판매가 크게 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DB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가전 신가전의 매출 비중은 2017년 11%에서 지난해 15%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17%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가전이 전통 가전보다 비교적 수익성이 높아서 신가전 비중 증가는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

    여기에 초(超)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한 일반 가전도 실적 성장을 보태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H&A 사업부는 내수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수익성에 기여했으며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난 국내 가전 판매가 양호한 편"이라며 "재택 시간 장기화가 가전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에서도 월풀 등 업계 경쟁사들을 압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월풀은 2분기 영업이익이 7700만달러(한화 약 940억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1억9100만달러(약 2228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렉트로룩스는 올 2분기 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LG전자는 올 1분기 H&A 부문에서 75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KB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생활가전 영업이익을 6500억원까지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H&A 부문은 에어컨, 스팀 가전 등 국내 판매 호조가 실적 감소를 상쇄했다"며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해외 업체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