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네시 세탁기 공장에 230억 투자미국 시장 수요 증가 대응 차원월풀, 반도체 부족 겹치며 생산 차질LG 가전 글로벌 1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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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미국 세탁기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신청하며 국내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음에도 LG 가전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州) 클락스빌에 있는 세탁기 공장에 2050만달러(약 229억원)를 투자해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이번 투자로 334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 직원 수는 총 10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는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을 가동하고부터 지역사회에 투자와 가치 창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처럼 존경받는 기업이 테네시주를 선택해줘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토마스 윤 LG전자 북미법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LG 세탁기는 미국 고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지난 수년간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해왔다"며 "테네시 공장 증설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 시장의 전례 없이 높은 수요에 대응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LG전자 테네시 세탁기공장은 미국 시장 공략과 트럼프 행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7년 8월 착공해 2018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전체 투자 금액은 3억6000만달러(약 4000억원)에 달했다. LG전자의 첫 미국 현지 생활가전 공장인 테네시 공장은 대지 면적 125만㎡에 연면적 7만7000㎡ 규모로, 연간 120만대의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세탁기 업체인 월풀의 요청에 따라 2018년부터 3년 동안 삼성·LG 등 한국을 포함해 외국에서 들여오는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올 초 세이프가드 2년 추가 연장을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세탁기 공장을 가동해 미국 내수 제품을 판매하면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실제 LG전자의 지난해 H&A 북미 매출은 6조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에도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 교반식 세탁기 제품은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의 '2021년 최고 세탁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반면 월풀은 자국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에 밀리면서 2018~2019년 역성장하는 등 최근 5년 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0.6%에 그치면서 부진한 상태다.여기에 월풀은 중국 공장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보내는 물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한 달에는 25%가량의 물량 차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제이슨 아이 월풀 중국법인 사장은 "지금은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라며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LG전자의 성장과 월풀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올해 LG전자 생활가전 사업 매출이 월풀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양사 매출 격차도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2016년 7조원가량 벌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90% 이상 좁힌 셈이다.LG전자는 올 1분기 H&A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6조원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의 1분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8057억원, 1조5178억원으로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은 성수기에 따른 물량 증가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소형 가전에 대한 수요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유럽 시장 내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