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종료… 美 ITC에 연장 청원삼성-LG, 북미시장 1~2위… 월풀 고전 이어져월풀, 지난 2년간 역성장… 코로나19 영향 위축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월풀의 세탁기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월풀의 세탁기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미국의 월풀이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을 신청했다. 

    국내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세이프가드 기간이 종료될 경우 사업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이달 초 미국 ITC에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세이프가드는 수입업체가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봤을 때 발동되는 조치다. 

    월풀은 미국의 토종 가전업체로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신가전 성장과 고급화 전략에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월풀의 지속적인 경쟁의 대상이 돼 왔다.

    실제로 월풀은 지난 2011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과 LG전자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ITC가 '혐의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압박을 이어갔다. 2017년 월풀이 미국 정부에 세이프가드를 청원한데 따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2018년 2월 7일 발효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내년 2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월풀이 세이프가드 기간 연장을 신청한 것도 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뒤를 이어 월풀이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만만치 않은 상태다.

    월풀은 북미와 남미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시장 다각화에 힘쓰는 상황이지만 적자와 흑자를 오가고 있다. 최근 5년 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0.6%에 불과하는 등 성장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다. 최근 2년간은 오히려 역성장을 보였다. 

    여기에 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특히 월풀은 북미 지역 집중도가 높은데,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영향으로 회복 속도도 늦어지고 있다. 

    이에 실적에서도 LG전자에 밀렸다. 월풀은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40억4200만달러(약 4조9천억원)를 기록하는데 그친데 반해 LG전자는 이를 상회하며 2년 연속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세이프가드 기간이 연장되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양사 모두 미국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북미 시장 의존도가 56%에 달하는 월풀에 비해 지역 다각화도 구축된 만큼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이프가드가 발동한 2018년 1월부터 미국 가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LG전자도 2019년 5월 미국 세탁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월풀 세탁기 생산 공장에서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언급하며 보호무역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