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던던시 제동 시스템' 개발 성공… 제동 기술 경쟁력 높여과감한 '점프 업' 전략에 후발 주자에서 선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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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제동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의 주도권 쥐기에 본격 나섰다. 곧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관련 제동 장치를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는 모습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리던던시 제동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리던던시 제동 시스템은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가 갑자기 고장 나더라도 안전하게 멈춰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두 개의 제동장치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으로 구성돼 있다.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레벨4(운전자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차에 필수적인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레벨4 이상에서는 차가 스스로 돌발상황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 장치를 적용하면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서다.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승용차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에 성공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상대적 업계 후발 주자로 시작해 선발 주자를 역전한 셈이다.현대모비스의 이러한 연구개발(R&D) 성과는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 판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현대모비스는 기획 단계부터 경쟁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는 ‘캐치 업’ 대신 선도 기술을 단번에 개발하는 ‘점프 업’ 전략을 과감히 선택했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2000년대 초반 전자식 제동 시스템 양산 및 국산화에 성공하는 성과로 이어졌다.지난 2015년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시스템 양산에 성공하는 등 선두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차가 멈출 때 운동에너지로 전기 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이다.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시스템은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기능까지 함께 탑재할 수 있다. 여기에 응답성을 높이고 무게와 원가는 낮췄다. 국내외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109건에 달한다.회사 관계자는 “바퀴에 힘을 가해 차를 멈추는 제동 장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며 “오랜 시간 발전을 거듭해 미래차 시대에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쌓아온 제동 장치 기술 역량에 지능형 부품을 융합,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해에는 갑자기 나오는 보행자를 파악해 멈춰서는 ‘후방 긴급자동 제동’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레이더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기술은 환경, 소음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정적 성능을 낸다. 범퍼 안쪽에 장착도 가능해 주요 완성차 업체가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회사 측은 “앞으로 융합 제동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등 미래차 제동 통합 솔루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