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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2분기 깜짝 흑자를 냈다. 유연한 생산체제를 구축해 전기로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고로사업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덕을 톡톡히 봤다. 내수 확대를 이룬 모기업 영향으로 경쟁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냈다.
현대제철은 하반기도에 수익성 위주의 판매 정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향 자동차강판도 지속 늘려,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각오다.
현대제철은 28일 진행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결 기준 매출액 4조1133억원, 영업이익 140억원, 당기순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따른 자동차, 조선 등 수요 산업의 침체로 고로 부문 매출은 둔화됐다. 하지만 전기로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2분기에는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현대제철은 봉형강류와 판재류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판재류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손익 개선을 실현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현대제철 마케팅사업부장 김경석 상무는 "올해 철근 수요는 960만~980만톤 정도로 예상한다. 형강은 지난해보다 20~30만톤 정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수요에 맞게 생산해 판매하자는 전략을 펼쳤다. 예전 같았으면 케파대로 다 생산했으나 상반기에는 판매 가능한 물량만 팔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에 맞게 생산하다 보니 철스크랩 수요 또한 줄었다"며 "예년엔 수입산 스크랩 구매가 상당량 차지했으나 국내로 전환하면서 안정된 공급이나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철스크랩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수요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상무는 "주택공급 등 정부 시책에 따라 철근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도 지난해 수준의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H형강은 대규모로 수요가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와 연관된 생산체제로 하반기 역시 수익성을 높여가겠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수출 확대 기대… "미국향 쿼터 전량 소진할 것"
현대제철이 하반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재경본부장 서강현 전무는 "미국은 통상규제가 심한 나라다. 섹션232 관련해 제품별로 쿼터 물량이 정해져 있다"며 "지난해 수출은 열연, 냉연에 강관까지 합쳐 50만톤 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덤핑관세 판정을 보면 대부분 제품이 제로로 나오고 있다"며 "향후 미국 수출은 쿼터 내 물량을 전부 소진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수출은 여러 상황을 보면서 조절해 나갈 것이라 했다.
서강현 전무는 "중국 물량은 대부분 자동차강판"이라며 "크게 현대기아차와 OEM 자동차사 공급분으로 나뉜다. 이외 제품은 가격적인 이유로 수출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 전무는 이어 "코로나19 회복으로 5월 열연에서도 타 지역보다 경쟁력이 생겼다"며 "열연도 2분기 수주를 받아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중국향 전체 수출물량은 20만톤 수준이다. 단 시황에 따라 바뀔 수 있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라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강현 전무는 "올 하반기엔 건설이라던가 감산, 환경정책 등에 따른 가격 흐름을 보면서 수출물량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상반기 車강판가격 동결… "글로벌 물량 지속 확대"
현대제철이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동결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하반기 협상에선 OEM 물량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사업부장 김경석 상무는 "상반기 자동차가격 협상은 동결로 마무리됐다"며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수익성 부분을 적극 반영해 주길 원하고 있다. 우리 또한 철광석 가격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하고 있어 가격 협상은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하반기 협상에서 달라지는 것은 자동차용 냉연강판 케파 중 글로벌 완성차향 물량을 지속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며 "이미 아연도금강판 기술 수준은 경쟁사들하고 호환할 수 있는 수준에 달했다. 이런 여러 요인들을 전부 보면서 하반기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선사향 후판 가격 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경석 상무는 "조선은 수주실적이 감소했다. 상반기엔 톤당 3만원 정도 가격 인하가 있었다"며 "하반기는 철광선 등 원료가격을 고려해야 한다. 비조선 물량 소화분도 봐야해 이에 맞는 가격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