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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모처럼 귀환에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 전고점 회복을 눈앞에 둔 가운데 코스피 향후 추이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이 기간 주가가 8.9% 급상승했다. 30일 오후 2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68% 오른 5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순항하는 이유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아온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돌아온 덕분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전기·전자업종,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투자자가 지난 28일 하루 동안 9208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4% 급등하면서 6월3일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투자자가 월간 기준 코스피 순매수 우위로 전환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반년 만이다.
외국인이 한국증시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상승 기대감은 물론 미국 달러화 약세로 한국 등 신흥국 전반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동안 외국인 매수세가 좀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현 수준을 하향 이탈할 경우 달러 강세 추세가 종료됐다는 기대감에 신흥국으로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아시아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TSMC와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강세는 자금 유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간 주식시장에서 정보기술·언택트 등 중소형주를 위주로 강세를 보였던 데 비해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던 대장주 삼성전자의 전고점 회복 기대감에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세 추이는 그간 대장주와 중소형주의 성과가 엇박자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 대장주의 귀환이 가져다줄 '나비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예상 밖의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요즘처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커질 경우가 그렇다. 대장주에 대한 시장 관심이 집중되게 되면 중소형주 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기업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중소형주는 성과에 있어 엇박자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시기에는 중소형주가 부진한 반면 반대의 경우 중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5~2006년, 2015년 전후의 중소형주의 차별적 강세 이면에는 삼성전자의 주가 정체가 자리잡고 있다. 초대형주의 선전이 역설적으로 중소형주의 상대적 부진을 야기한 것이다. 최근 장세도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상대성과 프록시가 변곡점에 위치해 있어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차별적 선전은 주춤할 수 있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200 대형주와 코스닥 중소형주 간의 1년, 3개월 누적 성과 갭을 보면 중소형주의 쏠림은 2003년 이후 형성된 임계점에 근접 및 통과 중"이라면서 "경험적으로 보면 이들 간의 누적성과 격차가 반환점을 돌 경우 스타일의 변화가 수반된 경우가 많았다. 대장주의 복귀는 시장 측면에서 반길 일이지만 스타일 관점에서는 변화 즉, 대형주 선전 가능성)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 유입은 코스피 지수의 중기고점 패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간 50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순매수 금액의 80% 이상이 전기전자 업종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2018년 3월13일에 처음 나타났고 지금까지 7일 있었다"면서 "단기로는 상승 이어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중기 고점대에서 이런 패턴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 시 전기전자 업종 비중이 시가총액 비중과 유사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시장 전반에 걸쳐 매수세가 유입된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한국시장에 대한 본격 매수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