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배출 없지만… 관건은 친환경 수소 생산'그레이 수소 → 그린 수소' 전환 걸음마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아직… 규모의 경제 시간 더 필요
  • ▲ ‘그린 수소’ 사회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HMG) 저널
    ▲ ‘그린 수소’ 사회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HMG) 저널
    수소 시대의 포문을 열기 위한 주요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수소연료전기자동차에 순풍이 불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과 강화된 환경 규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져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수소연료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차’로 인정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소연료전기차는 연료 탱크에서 나온 수소와 외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얻은 전기로 달린다. 이때 연료전지 스택이 수소, 산소를 반응시켜 일종의 발전기 역할을 하고 물 이외에 어떤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달리는 공기청정기’로도 주목받고 있다. 산소를 빨아들일 때 미세먼지 등 외부의 오염된 공기는 정화하고 모두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대표적 수소연료전기차인 넥쏘 10만 대가 2시간을 달리면 성인 35만5000여 명이 24시간 동안 호흡할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문제는 수소 생산 과정이다. 현재 사용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이른바 ‘그레이 수소’로 불린다. 수소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필연적으로 배출된다는 한계가 있다. 약 1t의 수소를 생산할 경우 평균 10t 정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레이 수소는 석유 등 화학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석유나 천연가스에 많은 탄화수소 개질(改質) 공정으로 만든 ‘개질수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소를 만드는 기술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수소 중 48.0%가 개질수소, 30.0%는 부생수소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레이 수소는 총 96.0%에 달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소 경제는 수소의 생산 과정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그린 수소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린 수소’는 그레이 수소와 정반대의 성격이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전해(물 전기분해)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생산 단가가 비싼 게 최대 약점이다. IEA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는 1㎏당 3~7.5달러(약 3500~8900원) 수준이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비용 1㎏당 0.9~3.2달러(약 1000~3800원)보다 많이 비싸다.

    업계는 주요 국가가 수소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그린 수소 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30년 연간 194만t의 수소를 공급하고 수전해 방식으로 만드는 비중을 50.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소 가격을 1㎏당 4000원까지 낮춘다는 구상이다.

    학계 등 민간 차원에서의 연구개발(R&D)도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리협약과 코로나19(우한폐렴)에 따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수소 관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와 기술 발전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