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중소형사 자본확충으로 RBC비율 끌어 올려 킥스 도입 대비해 부동산 자산 줄이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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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보험사들이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최근 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위험 요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흥국화재는 지난 2014년 9월 발행했던 후순위채권 만기가 도래하면서 400억원을 상환한 뒤 같은 금액을 지난달 말 재발행했다. 

    흥국화재의 6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비율) 추정치는 182.35%로 이번 사채 발행을 통해 7월 말 RBC비율이 188.76%로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화재는 이번 사채발행을 통해 확충된 자금을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정책 및 안정적인 RBC비율 관리를 위한 운용전략에 따라 국내외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회사의 각종 리스크를 고려한 자본량인 ‘가용자본’을 보험사의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인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은 150%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은 최근 유상증자, 후순위채권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RBC비율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부채 규모가 커져 요구자본이 늘면서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가 결산할 때 과거 가입한 사람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면 자산이 크게 줄어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보험사는 부담될 수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 푸본현대생명, 롯데손보, MG손보, 메리츠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들은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일부 보험사는 건물을 내다 팔고 있다. 최근 신한생명은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있는 신사옥 '신한 L타워' 매각을 위해 신한리츠운용과 협의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2월부터 서울 강남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IFRS17 도입에 맞춰 현행 RBC비율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는 부동산자산 보유에 따른 추가 자본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

    킥스 도입 시 부동산가격 변동폭을 더 높게 반영해 위험계수가 높아져 쌓아야 할 준비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부동산 가격 변동폭에 따른 위험계수를 9%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25%로 커진다. 가격이 오른 만큼 25%의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은 보험 부채를 시가 평가하기 때문에 부채가 증가하고, 재무건전성 지표도 낮아지게 된다”며 “제도 변경에 앞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