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주춤…美주식 올라도 환전하면 손해?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1437원…연일 하락세미장 매력도 높지만 환차손 방어 투자 전략 필요
  • ▲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내리며 요동치고 있다. ⓒ뉴데일리DB
    ▲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내리며 요동치고 있다. ⓒ뉴데일리DB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지속적인 매수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하락한 1437.0원에서 출발해 오전 10시13분 기준 1436.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100원가량 오른 수치지만 2025년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후 달러가 상승세를 멈췄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공격적으로 부과하지 않으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드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로 유지했다. 당초 경기·성장 등 우려 속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환율을 안정시키는 게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환율은 한풀 꺾여 하방에 무게가 실렸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0.25% 인하한 바 있다. 금통위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증대됐다"며 "경제 전망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추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열어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환차손 우려에도 서학개미들은 꾸준히 미국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대비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이 이날 발표한 '2024년 투자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장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5%다. 반면 국장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0%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최근 사흘 연속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 서학개미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미장 투자에 나섰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이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이 당장 올라도 막상 수익 실현 후 원화로 바꿨을 때 예상했던 수익보다 저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추후 환차손까지 염두에 둬야 보다 전략적으로 매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환헤지 ETF 투자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환헤지 ETF는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원화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환율 변동을 배제하고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구성된다. 통상 상품명 뒤에 '(H)' 표시가 붙는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최근 환율 급등은 국내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적 기타 요인이 크게 작용한 바 있어 그 영향이 축소되는 2025년 하반기 이후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정책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 자금이 유입되며 글로벌 강달러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