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트럼프 2기 주요 정책과 한국의 잠재적 영향력' 보고서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15개 품목 중 9개 품목 타격 예측돼전문가 "美·中에 편중된 수출구조 고쳐야… 신산업 육성 시급"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국 수출 전선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이어 세금도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 수단으로 삼아 전선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지도 공언해 와 한국 수출의 주요 원동력인 반도체에도 먹구름이 꼈다. 이에 한국도 제조업 중심 경제의 한계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수출품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맥킨지의 '트럼프 2기 주요 정책과 한국의 잠재적 영향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한국의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9개 품목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개 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석유 제품, 철강 제품,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이다. 이들 품목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전기차 의무화 정책 철회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이 사라지고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차전지는 한국이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한 자립도가 낮은데다 중국산 흑연에 97% 이상 의존하는 등 중국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혔다. 멕시코,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전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베트남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돼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USMCA)를 포함한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지시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자동차·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멕시코에 활발히 진출해 와서다. 

    맥킨지는 수출 품목 구조가 고착화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 10대 수출 품목은 2005년과 작년을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다. 2005년과 2024년 모두 반도체와 자동차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단적인 예다. 이외에도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선박,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등은 200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전문가들도 한국의 편중된 수출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은 전체액에서 19.5% 18.7%를 차지하는 등 수출구조가 편중됐다"며 "수풀품목도 미국의 경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중국은 반도체로 한두 품목에 집중돼 있어 리스크가 켜 수출선 및 수출품 다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수출 경쟁력을 놓고 보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고 있고 동남아 수출시장에서도 중국에게 밀리는 실정으로 기존 산업 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신산업 지원정책을 만들고 청사진을 제시해 육성해 나가야 하는데 현재 정쟁으로만 치닫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