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소비 트렌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투자비 낮고 홈쇼핑과 달리 송출료 없어중국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 작년 15조2000억원으로 성장
  • ▲ ⓒ티르티르
    ▲ ⓒ티르티르
    #지난 4일 중소 화장품 업체 티르티르는 중국 왕홍 따루루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루 매출 57억원을 올렸다. 이날 방송은 6만3000명의 실시간 동시 접속자와 1800만에 달했다. 순 로즈마리 에센스, 슬리핑 마스크의 판매는 5분 만에 완판됐고, 물광라인과 버블 토너 시리즈는 약 30만개의 판매됐다.

    화장품업계가 라이브 커머스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구매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을 말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11번가 등 주요 유통 플랫폼과 손잡고 실시간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뷰티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라네즈는 최근 네오쿠션 출시를 맞아, 구독자수 7만여명에 달하는 인기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와 협업한 라이브 방송에서 라네즈 네오 쿠션이 1시간 동안 2000세트가 완판됐다. 앞서 11번가에서 4월과 5월에 진행한 아이오페와 헤라 라이브 방송에선 거래액이 평소보다 각각 20배(+1920%), 5배(+359%)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화수·헤라를 비롯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티브랜드 오설록, 이너뷰티 솔루션 브랜드 바이탈 뷰티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 통로를 다양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페라 등을 전개하는 클리오도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 라이브 커머스 기업 이피엔스와 함께 이달 이커머스 형태의 플랫폼 론칭을 준비 중이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1020대를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관련 산업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클리오는 7억원을 들여 이피엔스의 지분 19%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피엔스는 이커머스 플랫폼 시스템 개발 인력과 영상콘텐츠 제작 전문가가 모여 설립한 업체로 VOD 스트리밍, UI·UX 기반의 라이브 방송 시스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등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러쉬, 스틸라부터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까지 라이브 방송 실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한 달바 상품의 경우 약 5만명이 동시간대에 시청하기도 했다.

    화장품 브랜드 뿐만이 아니다. H&B CJ올리브영은 올라이브를 론칭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올라이브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뷰티 전문 모바일 생방송이다. 회차마다 올라이브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기획 상품이나 뷰티 트렌드를 보여주는 히트 상품 등을 선정해 소개한다. 지난 12일 진행한 올라이브 바디판타지편의 경우 방송 시청자 수 2만1000여 명으로 역대 최대, 판매 수량도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몰을 단순한 상품 구매 채널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를 적극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롭스도 판매 채널 다각화에 가세했다. 롭스는 지난 12일 롯데온 온 라이브를 통해 롭스 인기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인 스틸라, 림멜 제품을 실시간 소개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회사 측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주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 나가기 위할 계획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유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재미 요소를 갖춘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소비 채널로 급부상 중이다.

    코로나19 로 언택트(비대면·비접촉) 구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아울러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나 구매가 활성화 됐다는 점도 라이브 커머스의 토양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또 시청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 실시간 댓글을 통해 브랜드 관계자,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중국은 이미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력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5조2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는 오프라인 채널이나 홈쇼핑보다 입점 수수료가 낮고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서 "불황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업계가 이러한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