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1~13일 코로나19 지원 간담회 진행면세 CEO "임대료 인하" 요구했으나… 공사측 결렬나머지 사안에 대해 15일까지 검토 후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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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사 위기에 놓인 면세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한시적으로나마 임대료 인하 조치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12~13일 양일간 대기업 면세사업자를 비롯해 식음·서비스 분야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한 지원 대책을 논의한다. 간담회 참석 대상은 인천공항 입점 식음 분야 7개, 서비스 분야 18개 등 총 25개 업체다.지난 12일 오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 면세업계 CEO들이 참석했다. 면세업계는 이날 공사 측에 한시적 임대료 인하에 대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대기업 면세사업자에 ‘임대료 인하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에서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아 공항공사 측이 단독 결정으로 지원 방안을 제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는 높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거둬들인 임대료만 1조760억 원에 달한다. 대기업 면세점 매출의 50% 가량이 임대료로 나가는 셈이다.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반토막난 상황에선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지난 11일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1만4783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18만2672명)보다 91% 감소했다.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평소 매출의 50% 정도가 임대료로 나갔는데 2월은 매출이 급감하며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용객이 더욱 줄어든 3월에는 임대료를 내고 인건비와 각종 비용까지 부담하면 사실상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실제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부터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매장 문을 닫고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이 매출 감소로 매장 문을 닫는 것은 1980년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신라면세점도 전날부터 김포공항점 영업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단축 운영 중이다.이는 김포공항 항공편과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은 지난 9일부터 적용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일본 노선이 끊겼고, 지난 10일 오후를 마지막으로 한국 국적기의 중국 노선도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현재 김포공항에서 일본과 중국, 대만 등 단거리 왕복 노선만 운영 중이다. 지난 1월 일평균 24편이던 김포공항 운항편수는 지난 9일부터 하루 1~2편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롯데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은 국가적 비상사태인 만큼 휴점 기간 통상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브랜드 소속 직원을 제외한 면세점 직원들은 휴점 기간 월급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통상임금을 도입했다. 현재 인도장 운영에 최소 관리 인원이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인천국제공항의 사정도 비슷하다. 인천국제공항의 지난 9일 여객수는 2만124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일 평균 여객수(18만7000명)의 9분의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기존 최저 여객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확산으로 해외 여행객 수가 급감했던 2003년 기록했던 2만6773명이다. 인천공항 입점 면세업체들이 임대료 인하 요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임대료 외에도 몇 가지 사안이 추가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손님들 발길이 뚝 끊긴 점을 들어 개별 매장 운영 시간을 일정 기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모든 입점 업체는 공항공사 측 허가 없이는 영업시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공항공사 건물의 부분구역 임시폐쇄도 요청했다.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인하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에 대해 이르면 오는 15일까지 검토 후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