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면 느껴지는 차이, 준대형 세단 못잖게 '고급'넉넉한 공간에 첨단 사양 총망라 '대형 SUV 교과서'… "잘 팔릴 수밖에"수입차 대비 반값 수준… 가족 단위·레저 활동에 딱
  •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팰리세이드 천하’가 도래했다.

    지난 상반기(1~6월) 3만1825대 팔리면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경쟁 차종인 모하비(1만1019대)나 G4 렉스턴(5215대)보다 판매 대수가 무려 3~6배가량 많다.

    현대차는 판매 확대에 그치지 않고 팰리세이드 2020년형 및 캘리그래피를 내놨다. 상품성을 강화해 시장 장악에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서다.

    최근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를 직접 몰고 서울 당산동에서 경북 안동시까지 왕복 570㎞ 구간을 오갔다.

    타 보니 왜 ‘없어서 못 사는 대형 SUV’가 됐는지 수긍이 갔다. 무난한 달리기 성능과 넉넉한 실내 공간, 한 차원 높아진 안전 및 편의 사양은 말 그대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었다.

    외모는 크게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들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아랫부분의 스키드 플레이트(보호판), 20인치 알로이 휠 등이 바뀌었다. 바퀴를 덮는 펜더는 외장 색상으로 통일했다. 겉으로 보기에 다부진 인상을 줬다. 

    문을 열면 차이가 느껴진다. 우선 준대형 세단 못지않게 화려했다. 박음질 무늬를 새긴 나파가죽은 좌석, 양쪽 문 트림까지 확장했다. 미국 수출형에 있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도 기본 탑재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현대차 특유의 공간감이 펼쳐진다. 앞유리 면적이 넓고 대시 보드를 낮춰 시야가 한눈에 시원하게 보였다. 손끝에 느껴지는 가죽 질감은 부드럽고 좌석은 몸을 감싸는 듯 했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은 넓고 편안한 정도가 그랜저 이상이었다.

    특히 직물이 아닌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천장은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였다. 여기에 4980㎜에 달하는 전장(길이)과 축간거리(휠베이스) 2900㎜, 1297L인 트렁크 용량은 가족 단위나 캠핑, 낚시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딱 맞았다.
  •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
    가장 큰 강점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다.

    몸집과 편의 사양을 고려하면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생각이다. 비슷한 차급의 고급 수입차는 판매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는 모든 옵션(선택 사양)을 넣어도 반값인 509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및 차로 유지 보조(LFA) 등 반자율주행 기술은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실제 반자율주행 기능은 고속도로는 물론 노면이 고르지 않은 길에서도 오차 없이 작동했다. 이 밖에 안전 하차 보조와 후석 승객 알림 기능, 앞차 출발 알림 등 상용화한 첨단 기술을 총망라했다.

    주행 성능은 무난한 수준이다. 최고 출력 202마력을 내는 2.2L 디젤(경유) 엔진은 고속까지 꾸준히 계기판 바늘을 밀어붙인다. 조향 감각도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겁지 않고 부드럽다. 답력 초기에 몰린 높은 토크는 2020㎏인 몸무게가 버겁지 않게 느끼도록 해줬다. 

    다만 아쉬운 것은 소음·진동(NVH)이다. 엔진은 낮은 엔진회전수(rpm)로 달리거나 멈춰설 때 거친 숨을 토해냈다. 자연스레 스티어링 휠(운전대) 등으로 진동이 올라왔다. 비교적 짧은 누적 주행 거리(약 4200㎞)에도 체감 정도가 컸다.

    시승하는 동안 연비는 L당 13.6㎞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 연비인 11.5㎞/L(20인치 휠·4륜 구동 기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