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해외주식 매수 역대 최고치…증권사 수수료 수익서도 비중 급증한투 소액 투자앱 '미니스탁'·네이버증권 해외종목 서비스 출시파격·평생 할인 수수료 경쟁에 각종 이벤트도 해외주식 집중
  • '동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직구(직접 구매) 거래 규모가 국내 주식을 뛰어넘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직구족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액 투자만으로도 값비싼 종목을 살 수 있게 한 차별화된 서비스는 물론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수수료 출혈 경쟁까지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최근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액은 지난달 3조7931억원으로 월별 순매수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순매수액은 2조2389억원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을 1조5000억원 넘게 더 사들인 것이다. 이들 개미 투자자들은 테슬라(9046억원), 아마존(2835억원), 애플(2492억)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을 쓸어담았다. 

    코로나19 급락장 이후 국내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동학개미'들이 해외 주식으로도 눈을 돌리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수수료 수익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2분기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중 해외주식을 포함한 해외물 수수료 수입은 18.3%, 키움증권의 리테일 수익 중 해외주식 수수료는 83% 늘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중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분기 16%로 증가했던 삼성증권은 2분기 그 비중이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동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와 수수료 경쟁은 물론 각종 이벤트를 잇따라 내놓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최근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소액으로도 쉽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미니스탁(ministock)'을 출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미니스탁에서는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해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다. 2030세대 등 주식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입·거래방식도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반영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모바일증권은 지난 11일 '해외종목' 주식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 그간 국내 주식 정보만 볼 수 있던 네이버 모바일 앱 증권 섹션에서 해외 주식 정보들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일본·홍콩·베트남 5개국의 주요 지수와 2만2000여개 종목에 대한 기업정보 및 토론방, 재무제표 등이 제공된다. 향후 유럽 등의 국가별 확대를 계획 중에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미스터 해외주식' 시리즈 유튜브 방송을 최근 시작했다. 첫 회 주제인 '해외주식 종목 선정, 이거 하나면 싹쓰리!'는 실시간 최대 접속자수가 1000여명에 달할 만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KB증권은 지난 6월부터 아마존을 시작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등 해외 종목 분석자료를 내놓고 있다. 

    그간 국내 주식에 집중됐던 수수료 경쟁 열기도 해외 주식으로까지 번졌다.

    대신증권은 해외 증권계좌 신규 개설 고객에 대해 미국 주식 거래 시 거래 수수료율 0.08%를 평생 적용받는 행사를 내달까지 진행 중이다. 또한 환전수수료는 연말까지 95% 할인한다. 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수수료 0.1%, 환율 우대 최대 95% 적용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신규 고객에게 온라인 해외주식 수수료를 0.25%에서 0.09%로 내렸다. 해외 ETF·ETN의 수수료도 기존 0.25%에서 0.045%로 내렸다. 이와 함께 신규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가별 최대 95%의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최근 증권사들이 진행하는 각종 증정 이벤트 역시 해외주식에 집중돼 있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신규 고객 등을 대상으로 신청 시 40달러를 즉시 지급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는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 미국 주식 매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달 애플 주식을 거래한 고객에 대해 추첨을 통해 애플사 제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유진투자증권은 비대면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테슬라 주식을 1주이상 매수 시 추첨을 통해 별도 1주를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주식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 신청 시 3만원의 수수료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오는 12월까지 매월 '월간 해외주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해외주식과 관련해 출제된 문제를 맞히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업계는 동학 개미의 해외주식 직구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이들 투심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 마진은 국내 주식보다 4배나 높아 증권사들 이익 기여도가 높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직구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투심 잡기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