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 68.8%에 달했던 2015년 대비 '반토막'10년 만에 30.0% 못 넘을 듯'디젤 게이트-환경 규제-소비자 인식 변화'에 설자리 잃어
  • ▲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카인 E 클래스 ⓒ벤츠코리아
    ▲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카인 E 클래스 ⓒ벤츠코리아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경유)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한때 팔리는 수입차 10대 중 7대 정도는 경유 차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5년 새 반 토막이 났다. ‘디젤 게이트’ 논란과 미세먼지 사태가 결정타가 됐다. 

    특히 올해는 판매 비중이 10년 만에 30.0%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수준까지 떨어져 경유 차가 없어질 날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4만8014대를 기록했다.

    이 중 경유 차는 4만2589대로 판매 비중이 28.9%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30.0%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유 차 판매 비중이 30.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 경유 차는 유럽의 ‘클린 디젤’ 실험에 따른 배출가스 저감, 뛰어난 연료 효율, 강력한 힘(최대 토크) 등에 힘입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수입차=경유 차’라는 인식이 생겼을 정도였다.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 차는 2012년 6만6671대로 가솔린(휘발유) 차를 처음 앞지른 이후 2015년 16만7925대까지 판매가 늘었다. 당시 판매 비중은 68.8%에 달했다.

    그러나 2015년 독일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인 ‘디젤 게이트’는 수요가 줄어드는 결정적 계기였다. 여기에 점점 강화되는 정부의 환경 규제와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전체 판매를 끌어내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중지 여파 속에 포르쉐 등 일부 수입차 업체는 경유 차를 더는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자연스레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경유 차는 7만4235대 팔려 나가 가까스로 30.3%를 기록했다.

    한 딜러사 직원은 “현재 대부분 소비자가 휘발유 중심으로 구매를 원한다”며 “5년 전과 180도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대형 세단 등을 선호하는 고령층만 휘발유 차를 문의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경유 차 수요가 휘발유 차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휘발유 차는 2018년 들어 7년 만에 경유 차를 꺾고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 7개월간 팔린 휘발유 차는 8만4878대로 경유 차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시장 특성상 일본 불매운동으로 지난해부터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이 밖에 순수 전기차의 등장도 경유 차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2015년 457대, 판매 비중 0.1%에 불과했던 전기차는 올 들어 2252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1.5%까지 솟구쳤다.

    수입차 업체의 판매 전략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 모든 라인업에 최소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볼보자동차는 국내에 경유, 휘발유 대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접목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만 도입하기로 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갈수록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개발(R&D) 비용이 막대해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등으로 큰 방향성이 옮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유 차는 일부 차종만 남겨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BMW의 스포츠 세단 3시리즈 ⓒBMW코리아
    ▲ BMW의 스포츠 세단 3시리즈 ⓒBMW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