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모임, 김장관을 업무상 배임 사주 혐의로 고발공사노조 집회서 "실질적 대화의 장 마련하라" 촉구책임론 불거졌는데… 특유의 정치력 부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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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졸속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이날 "정부는 35만명 이상이 동의한 국민청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에 대해 노사 간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으니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국토부가) 인국공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국토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계속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형식에 불과한 공사의 일방적인 자문단 추진을 중단하고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앞선 9일에는 전·현직 교수 6000여명으로 이뤄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로부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정교모는 공사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강행했다며 구본환 사장과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김 장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교모는 "공사는 독립된 법인으로서 자율적 운영을 보장받는 데도 국토부와 고용노동부의 고위공직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채근하며 직권을 남용해 공사 경영진이 업무상 배임을 저지르도록 사주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인국공 사태에 총대를 매고 문제를 풀어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공사가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 1호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정규직 전환 논의를 하염없이 끌고가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공사는 공공부문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의 9.3%를 차지하는 단일 규모로는 최대 사업장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치적쌓기에 공사가 빠질 순 없는 셈이다.
최근 들어 김 장관의 정치력이 실종됐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오는 22일이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되는 김 장관은 그동안 돌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꾼다운 뚝심으로 문제를 풀어왔다. 지난해 버스 파업 위기에서 준공영제를 전격 확대 도입할 때도 그랬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붙일 때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패싱 논란까지 빚은 바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잇딴 부동산정책 실패로 책임론과 경질설에 휩싸이면서 김 장관 특유의 정치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나오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