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계속 느는데 구직단념·그냥쉰다 증가세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시행 9월지표 악화 전망15세이상 4500만명중 500만명 '그냥 노는 사람'
  • 한 회사를 10년을 넘게 다닌 A씨(39)씨는 최근 자신의 유트브에 퇴사 브이로그를 올렸다. 100명 남짓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10년이 흐르는 동안 직원은 300명을 넘겼고 매출규모도 중견기업급으로 도약했지만 대면영업이 주를 이뤘던 업종특성상 코로나19 타격은 직격탄이었다.

    A씨는 3개월간 유급휴직 끝에 결국 사직서를 써야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 말미에 "부모님께는 이번 추석에 못 내려간다고 카톡을 보내고 휴대전화를 꺼버렸다"며 "명절연휴에 취업준비나 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에도 취업에 매달린 구직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업률은 매달 꾸준히 증가세를 더하고 있고 휴직, 구직 포기자들을 더하면 일거리가 없어 노는 사람이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인구가 4481만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9명 중 1명은 '그냥 노는 사람'인 것이다.
  • ▲ ⓒ유튜브 화면 캡쳐
    ▲ ⓒ유튜브 화면 캡쳐
    3일 고용노동부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70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7만4000명(-1.0%) 줄었다. 지난 3월 19만5000명 감소한데 이어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에 이어 여섯달 연속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8개월(1∼8월) 연속 감소한 이후 11년만에 최장 기간 감소세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8만4000명(0.9%p) 증가했을뿐 나머지 나이대에선 모두 감소했다. 30대가 -23만명으로 가장 타격이 컸고 40대(-18만2000명), 20대(-13만9000명), 50대(-7만4000명) 순이었다.

    실업자는 8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0.7%) 늘었다. 실업률은 3.1%로 0.1%p 올랐다. 여기에 휴직자도 84만6000명에 달했다. 휴직자는 통계상 취업자로 구분되지만 생계를 꾸릴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잠재적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3월 100만명 이상 폭증해 160만7000명을 기록한 일시휴직자가 4월 148만5000명, 5월 102만명으로 줄어들면서 실업률은 4%에서 4.5%로 치솟았다.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던 휴직자들이 정부 지원기간인 180일이 끝나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 ▲ 서울남부고용복지플러스 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권창회 사진기자
    ▲ 서울남부고용복지플러스 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권창회 사진기자
    여기에 구직을 아예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68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3만9000명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고용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구직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 실업률에는 더해지는 그룹이다.

    또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만 육아, 가사, 학업, 연로 등 뚜렷한 이유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246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9만명(13.3%) 증가한 것으로 8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다.

    이같은 실업자, 휴직자, 구직단념자, 그냥쉬었음을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13.3%로 1년 전보다 2.3%p 올랐다. 15세 이상 인구 4481만명 중 500만명 이상이 일거리가 없다는 얘기다.

    곧 발표되는 9월 고용동향에는 실업난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월 고용지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8월16일 이전 주간에 조사한 결과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2.5단계 실시로 영업이 제한되거나 중지된 업종이 늘어나면서 실업난과 구직난은 연말을 앞두고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구인구직 매칭플래폼 '사람인'이 구직자 2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추석 연휴 구직활동 계획' 질문에 62.2%가 추석연휴에도 구직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