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수요 이어져...역대 3Q 실적 중 '최대' 달성역대 최장 장마로 '에어컨' 판매 저조했지만...건조기-식세기-의류관리기 판매 '날개'전통적 가전 판매 패턴 변화 '모멘텀'...신가전이 이끄는 실적 이어질듯
  • ▲ LG전자 트롬 워시타워 제품 전시 모습 ⓒLG전자
    ▲ LG전자 트롬 워시타워 제품 전시 모습 ⓒLG전자
    LG전자가 지난 3분기에도 코로나19로 늘어난 가전 수요 덕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뽐냈다. 올 3분기에는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 덕에 실적 효자 노릇을 했던 '에어컨' 판매가 저조했지만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신(新)가전 판매가 고공행진하며 상반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전통적인 실적 패턴인 '상고하저' 마저 뒤집히는 모습이다.

    LG전자는 8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 매출액이 16조 9196억 원. 영업이익은 959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8%, 영업이익은 22.7%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 LG전자의 실적은 역대 3분기 중 최대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그 간 3분기엔 볼 수 없었던 실적을 기록했다. 그 중 영업이익은 통상 계절적 성수기를 포함하는 1분기에 버금가는 수준을 기록하며 상반기부터 이어진 실적 호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3분기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것도 '가전'이었다. 앞서 상반기에도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코로나19'가 오히려 실적 효자 노릇을 했던 것 같이 하반기에도 이른바 '집콕족'의 가전 수요로 이어져 호황을 누렸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3분기 LG전자가 가전(H&A)사업에서만 6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TV(HE)사업이 든든하게 뒷받침을 했고 실적 걸림돌이었던 모바일(MC)사업이 적자 규모를 줄이면서 유례없는 3분기 최대 실적이 탄생됐다. 또 다른 적자사업이었던 전장(VS)부문도 적자폭을 대폭 줄이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특히 올 3분기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기록돼 가전 실적을 견인할 '에어컨' 판매가 상대적으로 저조했음에도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무더위 대신 습기를 없앨 수 있는 건조기나 제습기 같은 제품들이 에어컨 판매 부진을 상쇄할만큼 많이 팔려나갔을 것이란 예상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세탁기와 건조기가 하나의 바디를 이루고 있는 '트롬 워시타워'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앞서 건조기 냄새 이슈로 홍역을 치렀던 LG전자가 워시타워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데다 역대급 장마로 건조기 수요가 늘면서 예상 외의 성과를 거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건조기와 함께 식기세척기와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신가전 3종의 인기도 여전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식기세척기가 필수 가전 중 하나로 자리잡았고 위생에 대해 더 철저한 인식이 생기면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도입하는 가정이 많아진 덕분이다.

    이로써 LG전자는 지난 상반기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 가전 1등'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올 3분기 실적 선전으로 LG전자가 그동안 굳어졌던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다시 쓰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통상 연 중 가장 실적이 좋은 1분기 효과 덕에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실적 차이가 2배 이상으로 컸지만 올해는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덕에 갭을 줄이고 예년 대비 하반기에도 고른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