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맵, 월간실사용자 1288만명..."업계 1위"KT 원내비, 지난해 월간실사용자 100만명 그쳐"당장 가입자수 늘리기보다 비즈니스 모델 창출 고민해야"
  • SK텔레콤이 'T맵' 분사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KT의 '원내비'는 성장통을 겪으면서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착화된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바꿀 수 없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익성 확보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12일 KT에 따르면 자사 내비게이션 원내비의 월간실사용자(MAU)가 약 100만명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0만명의 MAU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은 T맵이 1288만명의 MAU를 보유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 중이다. 그 뒤를 카카오내비(500만명)와 원내비가 쫒고있다. 3위인 원내비의 MAU는 2위인 카카오내비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누적 가입자 규모도 T맵은 약 1845만명, 카카오내비 약 1600만명, 원내비 약 170만명으로 알려졌다.

    T맵은 앞으로 더 큰 성장성이 기대된다. 지난달 16일 SK텔레콤은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티맵 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결정할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티맵 모빌리티의 매출액을 지난해 295억원에서 2025년까지 6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티맵 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이를 4조5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원내비는 현재까지 여전히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는 지난 2017년 LG유플러스와 함께 양사의 내비게이션 앱을 통합한 원내비를 출시했다. 원내비에는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팅크웨어가 보유한 기술력을 장착했다.

    원내비는 서비스 개시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100만명의 MAU를 기록하면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이미 T맵과 카카오내비가 선점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은 두 회사가 힘을 합쳐도 역부족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말 원내비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상황은 더 어렵게 됐다. LG유플러스는 KT와 공동으로 서비스하던 원내비를 종료하고 카카오내비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바꿨다. 이렇게 원내비는 KT만의 서비스로 남게 됐다. 

    원내비는 최강림 상무가 센터장으로 있는 커넥티트카 비즈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1974년생인 최 상무는 지난 2018년 인사 당시 KT 최연소 임원 승진자로 유명해졌다. 2013년 KT 신사업전략을 시작으로 6년 이상을 IoT‧커넥티드 카 사업에 힘을 쏟았다.

    최 상무는 현재 비즈센터장으로서 KT의 커넥티드 카 사업을 담당하면서 자율주행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커넥티드 카 사업에서 100만 가입자 달성을 주도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원내비를 앞세운 내비게이션 사업에 있어서는 고심이 깊다.

    KT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1위 T맵, 2위 카카오내비로 오랜 기간 고착화돼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어서 따라잡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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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KT는 다양한 업계와 모빌리티 산업을 전개하며 회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다. 현대차·현대모비스 등과 5G 커넥티드카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및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 중이며, 5G 기반의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간 양방향 통신을 할 수 있는 도로 인프라 'C-ITS'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사업에서 쌓아올린 경험을 앞세워 안전한 자율주행을 실현하고, 관련 플랫폼을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향후 자율주행차의 운행도 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가 스스로 운행하려면 길의 위치나 장애물, 신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효율적인 경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오차범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KT의 전략은 멀리보기다. 당장 가입자 수를 늘리기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사업은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가입자수 늘리기가 아니라 비지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가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은 무료 서비스로 보통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아 "가입자 지키기용"이라는 말까지 떠도는 분야다. 향후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더불어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이용자는 T맵이 많지만, 매출은 카카오가 가장 많다"면서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