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4G칩, 화웨이에 수출 허가 승인..."5G엔 타협 없다" 선긋기내년 열리는 바이든 시대에도 중국 제재 가능성은 여전
  • 미국이 화웨이에 4G 스마트폰용 칩 수출 허가를 냈지만 5G 관련 핵심 부품 수출에는 다시 한번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급격화된 미국의 중국 제재가 내년 바이든 시대를 맞아 변화의 물꼬를 틀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제재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16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퀄컴이 4G 스마트폰 칩을 포함한 다수 제품들을 화웨이에 수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화웨이가 5G폰에는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을 사용하고 있고 4G폰에는 퀄컴 칩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수출 허가를 받은 품목에 이 4G용 칩이 포함된 것이다.

    한동안 완전히 막혔던 화웨이향(向) 수출에 최근들어 하나 둘씩 빗장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IT업계도 다시 술렁이고 있다. 최근 끝난 미국 대선과 맞물려 미국과 중국 간에 관계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모습이다. 특히 완강히 막아섰던 반도체 관련해서 퀄컴이 첫 수출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과 중국이 해빙 모드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이 중국, 특히 화웨이에 대해 강경한 수출 규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번에 퀄컴에 허가를 내준 제품들도 미국이 특히 경계하고 있는 화웨이의 '5G' 관련 부품들이 모두 배제된 상태고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제품 위주였다는 점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증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미국 정부가 퀄컴에 5G폰용 반도체 수출까지 허가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분석하며 미국의 중국 테크기업 견제 기조는 여전하다고 시사했다.

    퀄컴 외에도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수출 허가를 내준 사례들을 보면 아직까진 핵심 부품에 해당하는 것들은 찾아볼 수 없다. 인텔과 AMD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제품 일부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소니와 옴니비전은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센서 수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 수출 허가를 얻어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의 수출 허가를 신청해놓은 상태지만 아직까진 답을 얻지 못했다.

    화웨이와의 거래 허가를 신청한 국내 기업들도 이번 퀄컴의 칩 수출 허가 결과를 두고 예상보다 낙관적인 결과를 바라기는 어려워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가 화웨이에 주력으로 수출하는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지금까지 수출 허가를 받은 제품들에 비하면 스마트폰 제조에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최소 내년 미국 정권 교체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수출 허가를 받기 어렵지 않을까 조식스레 관측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로 바뀌더라도 대중(對中)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되면서 화웨이 수출 제재도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내년 사업 계획을 꾸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