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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내년 분당 시대를 연다.
올 한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여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위기를 잘 극복해 내며 친환경 기업으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4일 두산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인 중공업, 인프라코어, 밥캣, 큐벡스, ㈜두산 정보통신 사업부문 등 5개사는 이달부터 분당센터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 초 입주가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본격적인 분당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두산 분당센터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해 있다. 정자역 인근이라 교통 요지로 평가받는다. 지하 7층~지상 27층 규모로, 대지 면적만 8943㎡에 달한다. 현재 입주를 위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두산그룹은 분당센터 이전을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왔다. 임대료 절감과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해 센터를 짓기로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영 정상화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 한해는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 여파로 두산중공업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지난 3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았다. 이후 그룹은 한마음으로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자산 처분도 수차례 진행됐다. 두산그룹은 올 한해 두산솔루스, 모트롤 BG, 두산타워, 클럽모우 CC 등을 매각하며 1조50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현재는 3조 자구안의 핵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진행 중이다. 우선 협상자 선정이 끝나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유력 업체는 현대중공업이다. 본입찰에 유진기업도 참여했지만, 현대중공업 제시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코어 매각가는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수력, 풍력, 가스터빈, 수소 등 전방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서부발전과 라오스 푸노이 수력발전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남동발전과는 국산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뿐만 아니라 제주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참여하며 수소 생산, 저장 등 수소플랜트 전체의 통합 설계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개발도 맡는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다. 시험이 완료되면 해당 모델의 가스터빈은 내년에 착공되는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 제작과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은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 외 두산모밀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밥캣의 전기 굴착기, 인프라코어의 하이브리드 엔진 등도 그룹 친환경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분당센터 입주 후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