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례 대책 약발 끝?…조정지역 제외 일산·파주 활활非규제지역 집값 상승에 전국 아파트값 덩달아 오름세핀셋규제로 풍선효과 심각…읍면동 세분화로 기름끼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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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전국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핀셋규제가 인근 지역 집값을 밀어올리는 풍선효과가 계속되며 시장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폭등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27%가 상승했다. 지난주(0.24%)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이 통계 수치를 발표한 2021년 5월 이후 8년 7개월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가격 증가폭이 두드러진 곳은 지난 11·19 대책에서 빗겨난 일산, 파주 지역이었다. 집값이 오르던 김포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일산·파주는 제외되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파주시는 지난 3주 전부터 매주 1.06%, 1.38%, 1.18%으로 1% 이상씩 오르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고양시 일산 서구와 일산 동구도 각각 0.97%, 0.68%씩 오름세를 보였다.

    비규제지역은 집값의 최대 70%까지 가능하고, 다주택자도 주택 구입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 대비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고, 대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매매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파주시와 고양시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1296건 2283건으로 10월 대비 각각 24.9%, 63.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투기 수요도 존재하지만 실수요자들의 매수 규모도 무시하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임대차 2법 시행 후 서울과 수도권 전세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이 오르자, 중저가 주택 매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파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도 급등했다. 운정신도시 내 롯데캐슬파크타운 매물 호가는 9억까지 치솟았다. 파주 A중개업소 대표는 "이 아파트는 이달 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실입주가 가능한 물건은 9억2000만원에 나와있다"며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10억 클럽 진입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일산도 비슷한 상황이다. 11·19 부동산 대책 이후 일산 킨텍스 인근인 주엽동, 대화동, 장항동 공인중개업소에는 주말마다 수요자들이 몰리며 계약이 체결됐다. 

    최근 10년 넘게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모두 주인을 찾으며 분양이 마감된 것도 눈길을 끈다. 각종 규제로 최근 일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다. 

    이처럼 핀셋규제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과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토부와 국회는 부동산 규제지역을 읍·면·동 단위로 핀셋 지정할 수 있게 하고, 매 반기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를 검토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지역 단위 규제지역 지정의 풍선효과도 심각한데, 지정 대상이 읍·면·동으로 세분화될 경우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시행해왔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하는 정부로서는 현재 상황을 해결할 묘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규모 확대 등 근본적 해결책이 등장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 과열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