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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전월세상한제를 주된 내용으로 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를 시행한지 세달여가 지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수요가 일부 매매수요로 전환되며 덩달아 집값도 요동치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단독·다세대·연립주택 등) 전세가격은 전달보다 0.66% 올랐다. 2012년 5월 관련 통게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전세가격은 1.02%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중이다. 지난 5월(0.15%)부터 꾸준히 오르던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9월 0.81%까지 올랐다가 10월 0.71%로 소폭 내린후 또다시 급등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반영된 세종은 8월 7.11%까지 올랐다가 9월 6.69%에 이어 10월 6.72%를 기록한 후 지난달 5.25%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 상승률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1월 누계로는 49.34%로 올 들어 절반 가량 가격이 오른 셈이다.
감정원 측은 "청약대기수요 및 거주요건 강화, 가을 이사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 매물 부족현상 지속되는 있다"며 "학군이 양호하거나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지난 7월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한 이후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8월부터 전세가격 급등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54% 상승했다. 지난 10월 0.32%에서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0.16%→0.17%)을 포함한 수도권(0.30%→0.49%)을 비롯해 지방(0.34%→0.58%), 5대광역시(0.55%→1.01%), 8개도(0.18%→0.29%) 등 전국 모든 지역에서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경우 지난 5월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가 6월 0.13%로 전환된 후 7월 1.12%까지 튀어올랐다가 8월 0.55%, 9월 0.29%로 집계됐다. 이후 넉달만인 10월 다시 0.11%로 내려왔다가 지난달 0.12%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은 신규 분양물량 감소와 전세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나 소형 평형 위주로 상승했다"며 "경기·인천은 교통개선 및 정비사업 호재 있거나 역세권 및 상대적 저평가 단지 위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급등으로 인해 매매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민간기업인 KB국민은행이 발표한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0월 대비 1.43% 상승했다. 2003년 5월 1.63% 상승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규제하면 할수록 공급이 준다는 걸 시장이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점점 더 오른다"면서 "전세난이 빠르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매수전환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