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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후 4개월여간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끊겼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동안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 9월부터 서울에서 분양된 민간택지 아파트는 월 100가구를 넘지 못한다.
지난 8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받은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153가구)을 끝으로 9월 동대문구 '장안에스아이팰리스'(99가구)만이 분양됐다.
10월에는 강동구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37가구)과 서초구 '서초자이르네'(35가구)가 전부였다. 지난달에도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스카이뷰' 55가구 등 매달 100가구 이하의 소형단지 공급만 진행됐다.
이번달에도 중랑구 신내동 '망우역신원아침도시'가 오는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전체 99가구로, 전용면적 48~57㎡ 작은 평형대가 주를 이룬다. 전용 84㎡의 경우 2가구에 불과하다.
일반분양만 4700여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손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은 사실상 연내 분양이 힘들어졌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도 분양가 갈등 끝에 내년으로 일정을 미룬 상태다.
이처럼 대규모 정비사업의 분양일정 지연에는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비싸게 분양하려는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기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세난이 가중되고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KB부동산 알리지가 발표한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2.39% 상승을 보이면서 전달(1.35%)에 비해 2배 가량 상승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잠시 주춤했던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 1.66% 올라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단독주택이 1.01% 상승률을 보이면서 상승폭이 다소 낮아졌지만 연립주택 2.13%과 아파트의 상승세가 높아지면서 다시 1%대를 넘어섰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분양가상한제와 새 임대차법 등이 맞물려 공급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청약대기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계속 머무르면서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덩달아 집값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