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시회 취소·연기 악재에도 선방내년 국방예산 52조… “성장세 지속”ICT·수소사업 등 다각화 시동
  • ▲ KAI의 한국형 전투기 KF-X. ⓒKAI
    ▲ KAI의 한국형 전투기 KF-X. ⓒKAI
    방산업계는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코로나 영향이 크지 않았다.

    업종 특성상 국내 일감이 많고 그동안 계약한 수주잔량으로 어느 정도 코로나 외풍을 견뎌낸 모양새다.

    글로벌 전시회 취소 등의 악재도 기존 사업역량과 신성장동력 확보로 넘고 있다.

    연초 시작은 매우 좋았다. 한화 방산 4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은 대형 수주와 수출증가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유럽과 동남아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가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거래특성상 글로벌 전시회는 방산기업의 대표적인 마케팅 통로였다. 대체수단인 화상상담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고 타국 정부 관계자와 만나 가격을 조율하는 것이 계약의 일반적 절차”라며 “올해 코로나19로 전시회가 대부분 취소 및 연기되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었다”고 토로했다.

    수출길이 일부 막히면서 국내 방산업체는 우선 기존 일감을 소화하는데 집중했다. 동시에 기존 사업모델 만으로는 지속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 먹거리 찾기에도 나섰다.
  • ▲ 현대로템의 충남 당진 수소출하센터 조감도. ⓒ현대로템
    ▲ 현대로템의 충남 당진 수소출하센터 조감도. ⓒ현대로템
    현대로템과 한화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현대로템은 올해 중순 수소 신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전략에 맞춰 충전인프라 마련을 위해 수소충전 설비공급 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수소트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트램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시범차량 제작완료를 마치고 내년까지 성능시험이 진행된다.

    현대로템은 수소산업을 통한 매출목표를 ▲2022년 1100억원 ▲2025년 3500억원으로 설정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매출은 2조5000억원으로 수소산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매출이 3조원을 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그룹의 운용 시스템 개발업체였던 한화S&C와 합병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사업영역으로 삼았다. 사업구조 다변화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합병 당시 1조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5195억원으로 50% 가량 늘었고, 올해도 비슷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전통 사업부문인 제조·방산에 이어 AI와 ICT 분야에도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업계의 내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여전하지만 정부가 내년 국방예산으로 역대 최대금액을 배정해서다. 내년 국방예산은 52조9000억원으로 올해 보다 5.6% 늘어난다. 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주한미군의 국산무기체계 예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적인 신규물량과 구체화되고 있는 방산업체의 신사업 등을 보면 내년에도 올해 성장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