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전문병원 지정, 진입장벽 높았지만 ‘구로·성북’ 2곳 모두 인증 감염관리·환자안전 영역서 검증, 코로나 대응 역할론 찾는다 투자 대비 지원책 ‘미흡’ 한계, 추후 보상 기전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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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체계의 고질병인 ‘대형병원 쏠림’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병원 제도가 시행 중이다.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에 있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가 가능한 병원을 보건복지부가 지정하고 있는데, 이번 4기 전문병원은 101곳이 명단에 올랐다.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난 3기에는 없었던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2곳이 선정됐다는 점이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출산율이 낮아지고 인구절벽에 다다라 수년째 소아청소년과는 기피과로 전락한 지 오래됐지만 의료의 양적, 질적 투자를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아 전문병원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충분했다.최근 본지와 만난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과 남성우 부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전문병원 인증을 얻는 것이 정말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 만족감도 크지만, 롤모델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한다”고 운을 뗐다.국내 소청과 병원의 상황은 녹록지 않기 때문에 관절이나 척추병원과 달리 전문병원 진입 장벽이 높다. 전폭적 투자를 통한 병원 환경 개선과 인력배치, 진료결과 지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소청과 전문병원이 되기 위한 선결조건은 의료질 평가 기준(전문의 수, 경력간호사 비율, 응급진료체계, 질환군별 입원율, 내원일수 지표 등)을 충족하고,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한다.정 이사장은 “지난해 여름에 시작돼 10월 확정된 인증평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감염관리, 시설 및 환경관리, 질 향상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검증을 거쳤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유일 소청과 전문병원이 됐다”고 설명했다.남 부이사장 역시 “정부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체계에 대한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것도 구로와 성북에 위치한 2곳이 모두 전문병원 명단에 올랐다. 보다 체계적이고 표준화 진료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고 말했다.◆ 투자 대비 지원책 미흡하지만… 코로나 상황 속 역할론 정립소청과 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과정은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고 완벽한 감염관리 체계를 형성하기 위한 투자도 만만치 않았다. 아쉬운 점은 정부 지원책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것이다.정 이사장은 “전문병원 진입과 함께 입원환자 발생 시 전문병원관리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인당 약 2500원 수준으로 탁월한 수가보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2022년에 의료질평가지원금이 나오겠지만 이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영역이라 구체적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결국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나와도 투자비용 대비 보상책은 협소하다. 인건비 중 일부를 가산수가와 지원금으로 메꾸는 형태에 불과하다.남 부이사장은 “당장 제도의 혜택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유일한 소청과 전문병원인 만큼 어떠한 지원책이 필요하고 반영돼야 하는지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지금 당장은 복지부가 내어준 전문병원 인증마크로 환자들을 믿고 오게 만드는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전부지만, 추후 소청과 전문병원이 활성화되려면 합당한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정 이사장은 “세부적 보상책이나 지원체계는 차차 만들어 가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문병원의 역할론을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실제 고열이 있는 영유아들은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데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청과 전문병원이 소임을 다해 책임지겠다는 각오다.그는 “대형병원을 전전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아이가 없도록 소청과 전문병원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철저한 감염관리를 시행해 적극적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방어막을 형성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