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기 불황 장기화로 급전 수요 늘어상반기 카드론 이용액 25조…1년새 10% 증가현금서비스보다 낮은 금리, 긴 상환기간 때문카드론 리스크 부담 적어 카드사들 취급 활발
  • 1금융권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사의 카드론으로 돈을 빌리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그만큼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카드대출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2020년 상반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 잔액은 25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5%(2조4000억원) 늘었다.

    카드론은 고객의 신용도와 이용실적에 따라 대출을 해준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함께 카드사가 주력으로 취급하는 대출상품이다.

    카드론 이용액은 ▲2018년 상반기 22조7000억원 ▲2019년 23조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현금서비스는 1년 전보다 -5.7%(1조7000억원) 감소한 27조6000억원이 지난해 상반기 이용됐다.

    카드론으로 대출이 집중되는 것은 현금서비스보다 낮은 금리와 긴 상환기간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이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13%대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대체로 카드론을 이용하는 차주보다 신용등급이 낮다. 때문에 현금서비스는 20% 내외 고금리를 적용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다.

    미리 부여된 한도 내에서 별도 서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현금서비스는 다음 달 결제일에 모든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단기 상환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이 크다. 반면 카드론 상환기관은 평균 1~2년이다. 

    일시적으로 현금이 필요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줄고 있다. 1금융권에서 간편소액대출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상금 대출 등 저금리 대체 상품이 많아졌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은 체크카드로 간편하게 최대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최저금리가 3%대다. 카드론 최저금리와 비교해도 낮다.

    또한 이제 신용카드로 무엇이든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굳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추세다.

    카드사 역시 만기가 길고 리스크 부담이 적은 카드론을 더 선호하고 있다. 단기대출 고객이 많으면 그만큼 이자수익을 얻기 어려워 장기대출을 활발히 취급하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가 카드론·현금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익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조달 비용 대비 수익률은 167% 수준으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불황으로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가 증가하면서 카드사 수익 증가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부실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이 없어 대출 목적으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코로나 확산 이후 자금이 급한 경우가 많아져 상환기간이 짧은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