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 美 결과도 해석차… 도용입증 vs 영업비밀 아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분쟁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 전문이 공개되자, 또 다른 해석으로 부딪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ITC 판결로,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점에서 절취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며,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의 출처를 입증하지 못함은 물론 유전자 조사에서 도용 혐의가 입증됐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12월 ITC위원회는 "대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명 주보)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제품"이라 판결하고,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바 있다.

하지만 14일 최종결정 전문이 공개되면서 양사의 해석차는 다시 뚜렷해졌다.

메디톡스는 판결문에서 '유전자 자료는 사실상 확실한 증거이며, 이를 토대로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ITC가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대웅은 오랜 기간 한국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ITC 조사 과정에서는 자신들의 균주를 어디에서 취득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웅은 "ITC는 보툴리눔 균주가 과거부터 연구원들 사이에 자유롭게 공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메디톡스가 균주를 취득함에 아무런 대가를 지급한 바 없고 균주에 어떠한 개량도 한 적이 없어, 균주는 메디톡스의 영업기밀로 보호될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조공정기술에 대해서도 양사의 주장은 엇갈렸다.

대웅은 "메디톡스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공정기술은 이미 수십년전 공개된 논문에 나와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대웅의 자체 공정기술 개발에 대한 많은 증거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ITC가 편향된 결론을 내린 것이라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메디톡스는 "ITC위원회는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기술에 영업비밀이 존재하며 대웅이 이를 도용했다고 판결한 행정판사의 결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고 대응했다.

다시 말해, ITC가 균주에 대한 영업비밀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공정기술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을 대웅이 도용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이번 결정을 토대로 국내 소송에서도 유리하다는 해석을 각각 내놓고 있다.

메디톡스는 "국내 법원과 검찰도 동일한 결론을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영업비밀이 아니라 하더라도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대웅이 도용할 자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연방순회법원 항소나 국내 재판과정에서 메디톡스의 거짓이 분명히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