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 1월호…7개월째 불확실성 우려코로나 3차 대유행에 각종 내수지표 줄줄이 꺾여지난달 카드사용액 3.3%↓…8개월만에 감소취업자 62.8만명↓…고용률 0.9%p↓, 2015년來 최저주택매매가 0.90%↑·전셋값 0.97%↑…시장불안 지속
-
정부가 7개월 연속으로 우리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의 경우 참사에 가까운 고용지표 악화와 함께 카드 승인액 반락 등 소비지표마저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앞서 "우리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판단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기획재정부는 15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를 "수출 회복세가 확대됐으나 코로나19 3차 확산과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 지표가 둔화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6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경기 반등의 여지를 뒀다가 수출과 생산에서 하락세가 나타난 7월부터 '실물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한 후로 7개월 연속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거나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기재부는 "대외적으로 주요국 코로나19 확산 지속, 봉쇄조치 강화 등으로 실물지표 개선세가 다소 약화했다"면서 "다만 최근 백신 접종, 주요국 정책 대응 강화 가능성 등에 따른 경제회복 기대도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 등을 볼 때 정부의 경기 판단은 예견됐던 부분이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62만8000명 감소했다. 11월 감소 폭(27만3000명)보다 2.3배나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9%로 1년 전보다 0.9%p 하락했다. 2015년(65.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수출도 아직은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정보기술(IT) 관련 수출 개선과 조업일 증가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2.6% 증가했다. 하지만 관세청이 밝힌 이달 1~10일 수출현황은 1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20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여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내수는 더 안 좋은 상황이다. 지난달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3.3% 쪼그라줄었다. 지난해 4월(-5.7%) 이후 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액도 14.1% 감소했다. 11월(-3.9%)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비대면 소비생활 확산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온라인 매출액도 지난달 19.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앞선 5~11월은 증가율이 20%를 웃돌았었다.지난달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8.4%,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98.4% 각각 감소했다. 반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90%, 전셋값은 0.97% 각각 오르며 시장 불안이 이어졌다.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달 89.8로 다시 하락했다. 앞선 10월과 11월에는 각각 91.6, 97.9로 상승하며 기준선인 100에 다가서고 있었다.기재부는 실물경기와 동떨어졌다며 일부 거품론이 제기되는 금융시장에 대해선 "주요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와 미국 추가 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중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앞서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최근 우리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10일 내놓은 '1월 경제동향'에서 "11월 중순 이후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서비스업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12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신용카드 매출액이 급감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하는 등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12월 말부터) 5인 이상 집합 금지, 일부 서비스업의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제조업의 경우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업종별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