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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미래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차 분야에서 선두를 굳히겠다는 '중장기전략 2025'에 본격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앞서 현대차는 연간 20조씩 100조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통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인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 글로벌 대표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각각 2조4000억과 1조가 들어가는 매머드급이다.
러시아 GM공장 인수와 중국 수소전지공장 건립도 채비를 마쳤다.
올해는 코로나 백신 원년으로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로 글로벌 車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보여 투자재원 마련도 날개를 달 전망이다.
증권가는 현대차만 한정해서 판매는 16% 증가한 362만대, 영업익은 153% 늘은 7조2620억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일 부담은 GBC다. 부지매입 10조5000억과 건립비용 3조7000억원 등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새로운 100년의 상징이자 초일류 기업 도약의 중심’이란 가치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룹 안팎에서 설계변경 목소리가 잇따른다.
105층 규모 타워 1개 동에서 70층 2~3개, 50층 3개 동 등으로 층고를 낮출 경우 상당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공군에 지급해야 하는 수천억원의 레이더 구매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시인도 부인도 않고 있지만 현대차는 실리를 중시하는 정의선 회장 스타일에 맞춰 설계변경안을 내부적으로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취임 100일을 맞는 정의선 회장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점은 닮았지만 미래 베팅에는 훨씬 더 적극적이다.
이런 점에 비춰 업계는 실리를 중시하는 정의선 회장이 GBC 층고를 낮추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지향점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있는 만큼 투자 방향도 GBC보단 미래 사업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가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단행하며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인데 여기에 GBC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GBC의 상징성만 포기하면 대신 사업에 투자한다던지 여러 실리를 추구할 수 있다. 결국엔 정의선 회장이 GBC 층고를 낮춰 건설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