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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아파트 경매 열기가 뜨겁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법원이 휴정하면서 경매물건이 적은데다 전세난까지 겹쳐 실수요자들까지 뛰어들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는 총 98건으로, 이중 81건이 낙찰돼 82.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월별 낙찰률로 봤을 때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월별 낙찰률은 지난해 대부분 50%대를 유지했다. 가장 높을 때가 지난해 12월 67.6%였다.
특히 4주만에 재개된 서울 소재 아파트는 경매에 부쳐진 3건 모두 낙찰됐고 낙찰가율은 111.6%로 집계됐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법원이 휴정하면서 경매물건이 줄어든 탓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21일부터 3주간 휴정을 권고하면서 대부분 경매 법정이 휴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에서 아파트 경매건수가 10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였던 3월(233건)과 12월(179건)이 가장 적었다.
물건이 줄어들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응찰자는 건당 10.3명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5월(11.1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많이 늘면서 경매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물건이 적다보니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에는 수십명씩 몰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 용인시 죽전동 '건영캐스빌' 전용 134㎡ 아파트에는 총 34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경쟁이 치열했던만큼 감정가 5억6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1.5배에 달하는 8억2599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삼환' 전용 114㎡도 22명이 몰리면서 감정가(5억6000만원)의 122%인 6억8110만원에 낙찰됐다.
시장에서는 정부 규제에도 계속 오르는 집값과 새 임대차법이 촉발한 역대급 전세난이 경매시장의 열기를 고조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전세난이 집값을 계속 밀어올리자 경매를 통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경매는 토지거래허가 제한이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며 "최근 아파트 가격 추이를 볼 때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