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성장률 수정치 발표 예정… 작년 10월 2.9% 점쳐세계경제 회복 '둔화'… OECD 0.8%P↓·WB 0.4%P↓전문가 "수출-내수 간 괴리 커"… '나이키형' 회복 전망
  • ▲ 경제전망.ⓒ연합뉴스
    ▲ 경제전망.ⓒ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상반기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우한 폐렴) 이전 수준을 회복할 거라며 빠르게 반등하는 이른바 '브이(V)자형' 회복을 자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기구들이 잇달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어 회복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26일 세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짠물' 전망을 이어갈 거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을 얼마나 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IMF는 이날 2021년 세계 경제전망 수정보고서를 발표한다. IMF는 매년 4월·10월 2차례 각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7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위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IMF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이 2.9% 성장할 거로 점쳤다. 앞선 6월(3.0%)보다 0.1%포인트(P) 낮춰잡았다. 이날 수정 전망치에는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한 11월 이후 상황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경기 회복의 중요한 변수인 코로나19 백신 확보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이 많다. 질병관리청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11월까지로 제시했다. 접종을 서두른 주요 선진국은 집단면역이 조기 형성될 거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여름까지는 집단면역으로 향하는 길에 서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에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1%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3%, 2분기 -3.2%, 3분기 2.1%, 4분기 1.1%다. 성장률 기여도는 수출이 1.3%P, 민간소비는 -0.8%P였다. 수출이 성장률을 1.3%P 밀어 올렸지만, 민간소비가 0.8%P 주저앉혔다는 뜻이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이 3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얘기다.
  • ▲ 코로나19로 암울한 세계 경제.ⓒ연합뉴스
    ▲ 코로나19로 암울한 세계 경제.ⓒ연합뉴스
    주요 국제기구는 변종 바이러스 등이 출현하는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OECD  2020~2022년 세계 경제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 4.2%, 내년 3.7% 각각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5.0%에서 비교적 큰 폭(0.8%P)으로 내렸다. 백신·치료제 개발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 올해 2.8% 성장할 거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전망치(3.1%)보다 0.3%P 낮아졌다.

    세계은행(WB)도 올해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WB는 이달 초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3.8% 성장할 거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전망치(4.2%)보다 0.4%포인트(P)나 낮췄다. 그나마 이는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전망이다. WB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백신공급 실패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WB 1월 보고서에는 한국에 대한 전망치는 빠졌다. 하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성장률 전망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반등하겠지만, 'V자형'이 아니라 나이키 로고처럼 '스우시형'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거라는 견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될 것이나 내수는 불안해 수출-내수 간 괴리가 클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전에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비용 문제 등 노동개혁 문제에 대한 충격이 남아 있어서 경제회복에도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이날 지난해 GDP 성장률을 설명하며 "올해 경제 성장률을 대부분 3%쯤으로 전망하는데,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고려할 때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없다"며 "여전히 코로나19가 남아 있는 만큼 (경기 회복 전망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 ▲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연합뉴스
    ▲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