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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한데 이어 유지보수공사 실적관리 업무를 건설산업종합정보센터(KISCON)로 이관하기로 하면서 관련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소건설사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행정부담만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전문건설협회중앙회는 지난 26일 전문건설인 11만3000여명이 동참한 '유지보수 공사의 실적관리 이관 철회' 탄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탄원서의 주된 내용은 유지보수 실적관리가 이관되면 ▲예산낭비와 업체불편 가중 ▲공사대장 통보제도 확대로 인한 건설사업자의 과태료 부담 및 행정부담 증가 ▲신축과 유지보수공사 구분에 따른 새로운 칸막이 형성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담았다.
앞서 국토부는 시공능력평가공시 등의 위탁기관 지정 일부개정 고시안 행정예고했다. 건설업체들이 시공능력평가를 위해 공사실적 신고시 신축공사는 기존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유지보수공사는 키스콘에 보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키스콘은 국토부에서 운영·관리한다.
개정안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설비건설협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키스콘과 사전협의를 거쳐 만들어졌다.
국토부가 신축공사와 유지보수공사를 실적을 나눠 신고하게 된 배경에는 종합·전문건설업간 업역폐지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은 아예 폐지됐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모든 건설업체가 유지보수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실적신고를 각각 분리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사실상 유지보수공사라는 새로운 업역을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공사만 해왔던 건설사가 유지보수 관련 공사를 따려고 한다면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발주처가 공사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신고를 나눠서 하는 건 사실상 유지보수공사에 있어서 자격을 부과해 진입장벽을 만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키스콘으로 실적관리 업무를 이관하면 인력충원 및 시스템 개발·유지 등 기존에 없던 불필요한 예산 등 추가 비용부담이 커지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실적관리 기관 이원화에 따른 행정업무만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지관리실적을 입찰에 활용하려면 과거 3년간 또는 5년간의 실적을 유지보수와 신축공사로 구분해야 하는데 현재는 전산코드가 없어 구분이 불가능해서다. 지난 5년간 축적된 수백만건의 실적을 전부 검증하는 것 또한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날 국토부를 방문한 참석자들은 "정부나 키스콘이 실적관리에 대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바꾸려는 이유가 뭐냐"며 "수십년 동안 문제없던 업무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정책 안정성을 해치고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업역규제를 타파할때부터 협회간 합의된 내용이었다"며 "신고내용의 실시간 관리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발주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행정적으로 불편함을 크게 초래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