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초과이익분배금 연봉 20% 수준 확정예상 대비 '절반' 수준에 CEO 투서까지 던진 직원들자체 성과급 산출지수 기준안 의문 커져... 노조 등과 공감 노력 없어 비난연봉 30억 내놓는 최 회장 행보에도 커지는 의구심... "미봉책 불과해" 지적도
  • ▲ 지난 1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M16 기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 ⓒSK
    ▲ 지난 1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M16 기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 ⓒSK
    SK하이닉스가 임직원들에게 지난해분 성과급으로 연봉의 20% 수준을 지급키로 하며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이 자신의 연봉 반납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동종업계인 삼성의 성과급 수준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성과급 기준이 모호하고 이를 정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 등 임직원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식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꼬집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전날 최태원 회장이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 참석해 자신 몫의 지난해 연봉을 모두 반납하겠다는 선언에도 지난해분 직원 성과급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 20% 수준의 초과이익분배금(PS) 명목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준안이 공고되자마자 직원들은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성과급 기준에 불만이 터져나왔고 급기야는 4년차 직원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투서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직원들 사이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규모가 기대치를 현저히 밑도는 수준이라는데 공감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SK하이닉스 PS는 동종업계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을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기준안을 마련하고 성과급을 지급해왔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양사간 성과급 차이가 2배 이상 나게 되면서 문제제기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직원들은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준으로 따지면 연봉의 47%를 지난해분 초과이익 성과급으로 받게 된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양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던 사실이 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 사이클 하락기 영향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면서 성과급 '0원'을 기록한 바 있어 올해 대폭 개선된 실적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성과급 지급 시즌을 맞아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최소 연봉의 40% 수준의 기준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설이 돌며 이 같은 기대감을 더욱 부추기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기준안을 마련하기 직전 삼성이 성과급 기준을 밝히면서 연봉의 47%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같은 설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019년 실적 부진으로 PS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기본급의 400% 가량을 '미래성장 특별기여금'이라는 형태로 지급했던 사실도 이번에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기대치를 높이는데 영향을 줬다.

    성과급 기준안 관련 임직원들 사이에서 도는 풍문 중에는 PS 외에 'SK하이닉스 시총 100조 원 달성 기여금'이라는 명목으로 기본급의 200% 가량을 지급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PS가 기본급의 600% 수준으로 지급되고 특별 기여금 형태로 추가 200%가 지급되면서 총 기본급의 800%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될 것이라는 추측에 기대가 모아졌다. 이렇게 되면 연봉의 40%를 성과급으로 받게 되는 개념이라 47%를 받는 삼성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논리가 적용된 셈이다.

    하지만 오는 3일 지급하게 될 SK하이닉스 PS 규모가 이의 절반 수준인 연봉의 20%로 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연차에 속하는 직원들까지 직접적으로 반기를 들 정도로 불만이 심각해진 모습이다.
  •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좌)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우) ⓒSK하이닉스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좌)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우) ⓒSK하이닉스
    더불어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노동조합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임직원들과 소통하거나 공감을 얻기 위한 과정이 사실상 없다라는 점도 직원들이 제기하는 큰 문제 중 하나다.

    해마다 SK하이닉스 측에서는 성과급 기준안 마련을 두고 "노조와 협상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는 'EVA(경제적 부가가치와 영업이익에서 법인세나 자본비용 등을 뺀 금액)'의 존재를 강조해왔다.

    이번에 이 같은 성과급 기준을 받아든 직원들은 더 나아가 이 EVA 산출방식 자체에 문제점이 없는지까지도 사측에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수를 기준안으로 활용할 것이라면 삼성처럼 성과급을 최대 몇 %까지 지급할 수 있는지도 사전에 공유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성과급으로 시작된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불만은 SK그룹사와 연관지은 문제로도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돼 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자리잡게 되면서 그만큼 그룹에 대한 기여도를 높였음에도 여전히 SK그룹의 기존 주력 계열사 임직원들만큼의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최 회장이 30억 원으로 추산되는 자신의 SK하이닉스 연봉을 전액 반납해 사내에 환원하겠다는 선언에도 임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 회장이 임직원들의 불만사항을 적극 고려하겠다는 의도는 읽혔으나 직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체계적인 성과급 지급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최 회장의 행보도 결국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자조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