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채용 인사 비리 논란으로 수차례 물의의료계 “채용 특혜 의혹 면밀히 조사해야”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4일 한일병원 인턴에 합격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채용 배경을 두고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조씨가 합격한 한일병원(옛 한전병원)은 올해 개원 79주년을 맞은 한국전력공사 산하의 공공의료기관으로 그간 고위급 간부 자녀들에 대한 특혜 등 낙하산 인사 문제로 수차례 물의를 빚어 온 곳이어서 의사 자격 논란에 휩싸인 조씨 채용을 둘러싼 후폭풍이 예상된다.(본보 3일자 보도)

    ◆ “과거에도 고위급 자녀 낙하산 인사로 물의”...조씨 채용 배경에 의혹 증폭

    지난 2018년 10월 국회에서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때아닌 '낙하산 인사' 파문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장석춘 전 의원이 한전의 자회사인 한일병원과 한전KPS 소속 고위급 임직원 10여명의 가족들에게 채용 및 인사 특혜가 제공됐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장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한일병원이 기간제로 입사한 모 부장(2급)의 자녀와 5급 직원의 자녀를 2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등 임직원 가족들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간제로 입사한 직원들이 단기간에 무기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한전은 이전에도 대선캠프 출신 등 정치권 인사나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한 특혜 채용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이렇듯 정부기관인 한전이 핵심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씨 채용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 자격 논란이 있는 조씨에 대한 채용을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 조 전 장관의 부인이자 조씨의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1심 재판부는 조씨가 고려대학교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제출한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향후 정 교수의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 조씨가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의료행위 자체에 법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조씨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유무죄 판단도 나오지 않았는데 조씨가 병원 인턴으로 들어가 일선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무자격자가 환자를 진료하는 기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한일병원이 그동안 인사와 채용 문제로 숱한 물의를 일으켰던 병원이어서 의혹이 더 증폭되는 것 같다"며 "여러 가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조씨를 채용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병원에는 여권 핵심 인사인 정청래 의원의 아내 A씨도 진료지원부서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이 병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6월에는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