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후 패시브 자금 이탈 … 편입시 투자여건 개선 기대시총 충족했지만, 유동비율이 변수 … 25% 적용시 편입 유력바이오에피스, 트럼프Rx 오픈 … 바이오시밀러 환경 우호적 전환자금조달 탄력-시장구조 변화 … 삼성에피스 '더블 모멘텀' 가능성
  •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에피스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연초부터 나란히 미소짓고 있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경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적분할 후 이탈한 패시브 자금이 되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사업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트럼프Rx' 출범으로 바이오시밀러 우호 시장이 형성되는 만큼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달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 정기 변경에서 편입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MSCI는 각 기업의 시가총액과 유동 시총 정보, 유동비율 등을 고려해 2월, 5월, 8월, 11월에 한 번씩 한국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한다. 이번 변경은 11일 이뤄지고, 27일 장 마감 후 리밸런싱(재조정)이 진행된다. 변경된 지수는 3월2일부터 적용 예정이다.

    MSCI는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 중 하나로, 편입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할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분할 이후 지수, 인덱스 등을 추종해 수동적으로 운영되는 패시브 자금 이탈로 주가 하락을 겪었다.

    전날 기준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2.6%지만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절반 수준인 6.09%에 불과하다. 지수에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 변동성이 완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경우 시총은 기준점을 웃돌지만, MSCI 발표 전까지 확인되지 않는 유동비율이 변수"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25%를 적용하면 허들을 통과하고, 20% 이하를 적용하면 편입에 실패한다. 그러나 동일하게 인적분할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동비율 25%를 적용받는 점을 고려하면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편입시 글로벌 투자자에게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뿐더러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도 유리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를 외형 성장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검증받는 해로 보고 있다.

    마일스톤 없이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을지, 분기별 변동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다. 비용관리에 실패할 경우 분할 이후 구조 변화의 부담이 드러날 수도 있지만, MSCI지수 편입이 현실화하면 비용 운용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질 여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패시브 자금 유입은 향후 유상증자나 투자 유치 등 자본조달 환경을 우호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R&D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회사에 잠재적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매년 1개 이상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신청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회사는 현재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약 영역으로 R&D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된 제약·바이오 종목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HLB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등 6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MSCI 지수 편입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는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국내외 투자 유치 및 자금조달에도 탄력을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 '트럼프Rx' 홈페이지. ⓒtrumprx.gov
    ▲ '트럼프Rx' 홈페이지. ⓒtrumprx.gov
    또 다른 기회는 미국 시장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격을 낮춘 처방의약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 '트럼프Rx(TrumpRx)'가 공식 오픈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Rx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연방 차원의 의약품 가격정보·구매연계 플랫폼이다. 다만 자체 판매몰이 아니라 '굿Rx(미국 내 처방약 가격 비교 민간사이트)' 기반으로 약가·쿠폰·할인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약국이나 온라인 약국, 제조사 직판 채널 등 외부 판매처로 연결해주는 구조다.

    환자가 약 이름을 입력하면 여러 판매처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바이오시밀러가 존재할 경우 대체 옵션도 함께 제시된다. 사이트에서 쿠폰을 발급받아 미국 약국에 제시하면 해당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에 관세로 압박하면서 미국의 약가를 낮추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세계 최대 제약회사 16곳이 관세 면제를 받는 대신 '최혜국대우(MFN)' 방식의 가격인하협약을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기 있지만 고가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약가도 대폭 인하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은 월 1000달러(약 146만원) 이상에서 199달러(약 29만원)로, '위고비'는 1300달러(약 190만원)에서 199달러로 인하된다.

    트럼프 Rx의 최우선 목표는 저렴한 약가다. 백악관은 해당 웹사이트가 40가지 이상의 인기 의약품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며 이번 조치로 미국인들의 평균 약가가 월 149~350달러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확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의 상호교환성 관련 제도와 심사 프레임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약국 단계 자동 대체와 제조사 직판(DTC) 모델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와 유통 기반을 갖춘 데다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영향력이 낮아질수록 브랜드 파워보다 실제 약가가 처방을 좌우하는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FDA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추진 중인 요건 완화 지침이 상반기 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 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7종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파이프라인을 20종으로 확대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 허가 가이드라인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며 "당시의 공급 지속가능성과 고품질 유지 노하우, 14년간 쌓아오고 확보한 원가경쟁력과 공정 개발역량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