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결과 아직인데 마스크 쓰고 출근하라 통보”… 부족한 감염 대응인력 한계서울시 역학조사, CCTV서 일부 환자 미흡한 마스크 착용 확인 병원 측 “입원 5일차 검사 등 선제적 대책… 감염 억제+환자 치료 이어져야”
  • 순천향대서울병원발(發) 집단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돼 방역망 가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병원 직원들은 감염관리 체계 미흡 등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5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설 명절 입원환자를 시작으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7명이다. 

    해당 병원에서는 입원환자 2명이 지난 12일 최초 확진됐고 이후 당일 5명, 13일까지 49명이 추가 확진됐다. 전날인 14일 추가 확진된 31명은 환자 12명, 종사자 6명, 간병인 4명, 보호자 등 9명이다.

    이날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해당 병원 CCTV에서 일부 환자 및 간병인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3개층(7~9층)의 다수 병실에서 환자, 간호사, 보호자, 간병인 등 다양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당 장소에서 지속적인 노출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시설 관계자 등 접촉자를 포함해 총 1479명을 검사했다. 현재까지 최초 확진자 2명을 제외하고 양성 85명, 음성 1385명이 나왔다. 나머지 94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 직원들, 원내 감염에 불만 속출… 병원 “선제적 대응 고민 중” 

    원내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자 직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에 병원 측은 코로나 시국 속 최선의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극복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병원 직원 A씨는 블라인드 게시판에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병원에서는 KF94 마스크만 쓰고 출근하라고 했다”며 “출근하다가 또 양성나오면 어찌 해결할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견고한 감염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 이 병원은 지난 11월 인턴 확진에 이어 1월 간호사 확진, 인턴 확진이 연달아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병원 직원들은 “감염 발생 시 해당 자체 소독 및 청소, 출입문 통제 수준으로는 감염확산을 막을 수 없다”며 병원 측에 개선을 요구했다. 

    또 순천향중앙의료원 산하 부천병원과 천안병원은 환자 출입통제만 전담으로 하는 용역인원을 고용한 반면 서울병원은 그렇지 않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병원 직원 B씨는 “환자 출입통제를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중이다. 해당 근무를 서고 다시 사무실에 와서 근무를 하는 방식이다. 잠재적 확진 가능성에 노출된 상태로 업무를 진행해 감염 두려움이 큰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견고한 방역망 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입원 5일차 검사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확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선제적 대응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환자를 돌봐야 하는 병원의 특성상 직원들의 공백은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부수적 피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병원 관계자는 “감염을 억제하면서 환자를 지켜야 하는 숙명이 있다.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으면서 입원환자 치료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1년이 넘는 코로나 상황에 지친 상태이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