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스몰웨딩 수요↑… 특급호텔, 웨딩 키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특급호텔들이 '웨딩'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다. 호텔 웨딩의 경우 정부 방침의 급변 등에 보다 잘 대응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비교적 높아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높은 가격을 상쇄하고 호텔 웨딩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호텔의 웨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롯데호텔서울의 상반기 웨딩 예약은 마감된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취소나 연기 건수가 없다면 전년동기보다 오히려 결혼식 건수는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연기된 웨딩 수요까지 몰리면서 올해 웨딩 수요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결혼식장의 줄폐업이다.

실제 서울에서만 지난해 20곳이 넘는 웨딩홀이 폐업했다. 최근만 해도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양재KW컨벤션, 아이윌웨딩홀 등이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폐업했고, 르비제웨딩홀, 더이스턴하우스, 마리아쥬블랑도 지난달 문을 닫았다. 

수요는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폐업한 결혼식장이 많은 데다 올해도 사태의 불확실성 등으로 폐업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벼랑 끝 상황에서 주 단위로 급변하는 정부 방침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올해 하반기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예정하고 있는 직장인 김수정(31)씨는 "원래 호텔 결혼식을 정말 하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하객을 많이 줄이는 추세라 가족과 중요한 지인들만 부르기로 하다보니 호텔 결혼식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어차피 신혼여행도 해외로 갈 수 없을 것 같아 줄어든 비용을 중요한 날인 결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급호텔의 웨딩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특급호텔의 경우 폐업 가능성이 중소 웨딩홀에 비해 적고,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부 방침에 대응하고 있다. 일정 연기나 취소 등에 대해 보다 유연한 위약금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거론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때마다 기준이 달라지면서 작년에는 결혼식 진행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식 진행을 많이 꺼렸다"며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정 변경 등이 위약금 등이 일반 결혼식장에 비해 융통성 있는 정책 도입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웨딩 사업 부문에 힘을 싣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즈니스 연회 수요의 급감은 호텔에 부담으로 작용한 상황이다.

이달 오픈하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역시 유연성 있는 웨딩 사업을 강화해 수요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칼 가뇽 총지배인은 "호텔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만큼 호텔의 역할은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업데이트되는 최신 정보를 점검해 최고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은 오는 25일 스몰웨딩을 계획중인 커플들을 위한 웨딩쇼케이스를 개최한다. 포포인츠 관계자는 "보다 프라이빗한 웨딩을 선호하는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한 예식 상품을 셋팅하여 선보일 예정"이라며 "10인부터 최대 60인까지의 인원수에 따라 식사부터 애프터파티까지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는 맟춤형 가성비 웨딩 패키지를 경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포인츠 강남의 프라이빗 스몰 웨딩 패키지는 옵션들 중 20인 기준으로 식사와 플라워 데코레이션을 가장 고가의 옵션으로 선택해도 총 금액이 500만원을 넘지 않아 '가성비 좋은 스몰웨딩'을 호텔식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어 작년부터 예비 부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홍대에 위치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도 프라이빗&슬로우 웨딩이 가능한 ‘라이즈 웨딩’을 선보였다. 최소 50명부터 최대 250명의 하객까지 수용할 수 있는 5층 ‘라이즈 스페이스’는 분리예식과 동시예식을 갖추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공간 연출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