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은행 라임펀드 제재심… CEO 징계 결정 3월로 연기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은행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수위 결정이 미뤄졌다. 금융당국은 내달 18일 제재심의를 속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25일 오후 2시부터 라임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부문검사 조치안을 상정해 징계 수위를 논의했으나 피해규모가 방대하고 양측간 입창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제재심은 손태승 우리금융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은행관계자와 금감원 검사국이 동시에 출석해 제재심 위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대심방식으로 이뤄졌다.

제재심 첫날인 이날은 양 은행의 소명을 듣는데 집중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직무정지'(상당)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각각 사전통보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겐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

금융회사 임원 제재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부터 중징계로 분류되며, 징계 통보일로부터 3~5년간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손태승 회장이 원안대로 직무정지를 받는다면 3연임은 불가능하다. 문책경고를 사전통보 받은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행장 3연임과 신한금융 회장 도전에 제동이 걸린다.

이번 제재심의 최대 관심사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징계수위 감경여부다.

금감원은 두 은행이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의 책임이 있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등 ‘내부통제’ 미흡을 근거로 지주에 책임을 물었다. 반면 은행은 내부통제 미흡이 경영진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은 3577억원이며, 신한은행은 2769억원을 판매했다.

이번 제재심에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소보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 소비자 보호 조치와 피해구제 노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소보처가 제시하는 의견은 징계 수위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소보처는 우리은행이 금감원 분쟁조정안 수락과 손실 미확정 펀드의 분쟁조정위 개최 동의 등 피해 수습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소보처는 신한은행 제재심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 펀드에 대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아직 열리지 않아 우리은행처럼 적극적인 배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제재심에서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당행도 라임자산운용의 피해자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중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징계를 받으려면 현재 사전통보받은 직무정지보다 두 단계 이상 감경돼야 하는데 그동안 징계사례에 비춰볼 때 대부분 한 단계 낮아지는데 그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