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0시 기준 2만3000명 접종… 화이자 물량은 895건 소화 LDS 주사기 활용 1병당 접종 인원 추가?… 질병청-식약처 협의 예정전문가들 "객관적 검증 안 됐고 의료현장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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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접종 5일차에 접어들었다. 갓 걸음마를 뗀 시점으로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이상반응 등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신 잔여량’ 추가 접종 논란 등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말과 삼일절 연휴가 끝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접종자가 많이 늘어날 예정으로 당국은 지자체, 의료계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 나흘간 2만3000명, 더딘 접종 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2일 0시 기준 총 2만3086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만2191명, 화이자 백신은 895명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집단면역의 핵심인 ‘속도전’에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mRNA 방식의 화이자 백신은 중앙접종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물량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895명 접종’이라는 미약한 수치가 기록된 것이다. 

    다음 주부터 전국 접종센터 등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풀리면서 이 문제는 차차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말과 삼일절 연휴 기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체 접종을 시행하는 요양병원이 숨 고르기를 한 것도 더딘 접종의 이유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경기도 소재 요양병원 관계자는 “근무자 출근일정과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하기 위해 평일 접종으로 계획을 잡았다”며 “금주부터 본격적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속도전에서 다소 밀린 감은 있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고된 이상반응 사례는 총 156건으로 집계됐다.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알레르기반응은 포착되지 않았다. 대체로 발열, 근육통, 두통, 메스꺼움, 오한 등 경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 LDS 주사기 ‘잔여량’ 추가 접종 논란 

    백신 접종 시작과 동시에 1바이알(병)당 허용된 접종 인원을 늘릴수 있다는 K-주사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는 의료계 혼란과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질병청은 LDS(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활용하면 화이자 백신의 1병당 접종인원이 6명에서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인원은 10명에서 11∼12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7일 의료기관 현장 판단에 따라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 시점부터 논란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의료진이 추가 잔여량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고 이러한 방식이 만연해지면 면역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화이자가 임상연구에서는 백신 1병당 5명으로 접종을 했지만 미국 FDA 승인을 받을 때 6명분으로 추가자료를 제출했다. 그 기반으로 식약처에서 허가 심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기존 6명분에서 7명으로 늘리려고 했다면 이것에 대한 추가자료가 있어야 한다. 진짜로 가능한지 객관적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인데 주사제 선전에 당국이 함부로 나선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6번째 화이자 백신 접종량을 분주한 후 그 병에 남아 있는 양이 0.3CC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가”라며 “주사기 성능을 믿고 그냥 가라는 의미인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현장이 너무 빡빡하게 돌아가면 오류가 생기게 마련이고 높아지는 피로는 또 다른 사고를 만든다”며 “기본적으로 분주를 담당해야 하는 약사나 간호사에 대한 배려가 없는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질병청과 식약처는 LDS 주사기로 코로나 백신 접종 인원 확대 여부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 전문가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접종 인원 확대가 가능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