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6곳 전년比 시총 38.9% 급등…키움·미래 2조원 가까이 늘어코로나 폭락장에 자사주 매입하며 주가 안정 힘쓴 CEO들 평가수익도 껑충 올라
  •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시가총액도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면서 증권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덕분이다. 덩달아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폭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가수익도 껑충 올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 16곳의 올해 3월 2일 기준 시가총액(우선주 제외) 합계는 전년 대비 38.9%(6조5311억원) 급증한 23조2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중 1년 새 시총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키움증권이다. 이 회사의 지난 2일 기준 시총은 전년 대비 132.1% 늘어난 3조3454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전년 대비 2조원 가까이 시총이 늘었다. 지난해 4조1671억원이던 시총은 올해 들어 6조595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KTB투자증권은 93.0% 증가한 2415억원, 유진투자증권은 92.1% 증가한 3647억원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4667억원)과 DB금융투자(2432억원)도 각각 71.9%, 63.5% 급증했다. 대신증권은 48.0% 늘어난 7082억원을 기록했다. 

    줄곧 지지부진했던 증권주들의 주가가 1년 만에 분위기 반전을 이룬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풍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호실적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은 이 영향에 따른 브로커리지 실적에 힘입어 역대급 수익을 벌어들였다.

    동학개미운동의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키움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91.3% 증가한 69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년 대비 51.8% 증가한 1조10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중소형사들도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전년보다 74.8% 늘어난 1643억원, KTB투자증권은 78.8% 늘어난 898억원, 교보증권은 24.6% 늘어난 104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였던 증권사 대표들도 높은 평가수익을 냈다. 폭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 제고를 이룸과 동시에 평가수익까지 얻어낸 것이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자사주 5000주를 평균 3860원에 매입, 지난 2일 기준 143.26% 수익률을 기록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지난해 3~4월 동안 45만4853주를 주당 평균 8734원에 사들여 39억7304만원을 투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2일 1만3950원에 마감해 양 사장의 수익률은 59.7%를 기록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 역시 지난해 3월 자사주 5만5000주를 주당 평균 1940원에 매입했다. 이 회사의 현재 주가는 4005원으로, 106.4% 급등했다.

    다소 성장세가 둔화될 순 있지만 증권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 거래대금 가정치를 기존 20조4000억원에서 36조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면서 "코스피시장 대형주 위주로 거래가 늘어나면서 증시가 급변동해도 거래대금이 급감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