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가루다 747-400 엔진서 불꽃튀어 착륙1월엔 도어플러그 뜯겨나가는 등 사고 잇달아국내 항공사들 올해 보잉서 37대 도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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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잉사의 여객기가 잇따른 사고로 안전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연초 세웠던 기재도입 계획을 변경하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도입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보잉 747-400기종 GA-1105편에서 불이 나 비상 착륙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륙 직후 항공기 엔진에서 불꽃이 튄 영향이다. 현지 언론은 정비 인력 부족으로 항공기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보잉사 여객기는 잇따른 사고로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8일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에 착륙하던 화물기의 앞바퀴가 나오지 않았고, 같은 날 알라니아 공항에선 여객기 착륙 도중 타이어가 터져 190명이 대피했다. 9일에는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 공항에서 이륙하던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며 11명이 다치기도 했다. 모두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 기종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여객기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한 직후 비행기 동체 측면에서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월엔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 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의 객실에서 연기가 나 여객기가 포틀랜드 공항으로 돌아갔다. 지난달엔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도중 엔진 덮개가 떨어지는 사고로 회항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보잉 737과 787등 사고 기재들에 대한 결함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품질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기록을 위조했을 수 있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보잉은 안전을 우선 고려한다고 해명했지만, 안전성과 관련한 회사 신뢰도는 이미 훼손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1분기 보잉의 항공기 인도량은 83대로 전년 130대 대비 36%나 감소했다. 1분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7.3% 줄었다. 

    국내 항공업계는 보잉의 결함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과반수 이상이 보잉사 여객기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경우 대한항공이 14대, 에어프레미아가 5대를 보유하고 있다. 737-800은 대한항공 2대, 제주항공 38대, 진에어 19대, 티웨이항공 25대, 이스타항공 6대, 에어인천 4대 등을 갖고 있다. 다만 737 맥스9 항공기의 경우 현재 국적항공사가 운용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은 당초 세웠던 기재도입 계획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항공사는 올해 보잉 항공기 총 37대를 들여올 예정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대한항공 18대, 아시아나항공 2대, 진에어 4대, 티웨이항공 5대, 플라이강원 6대, 에어프레미아 2대 등 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기재도입 계획을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나,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새 비행기에 대한 송출을 까다롭게 보고있어 기재 도입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항공기들을 연장 운용할 수 밖에 없어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는 단순 제조사에게만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개별 항공사의 정비와 유지·관리 능력과도 관련돼 있다”면서 “꾸준한 점검은 물론 기체 다양화와 안전 투자 비용 확대 등을 통해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당국의 조사 등 상황 발생 시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