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총 사내이사에 마트사업부 대표 첫 발탁… 사상 처음강희태 대표와 백화점-마트 사업부 대표 두 축으로 이사회 구성힘 커지는 마트사업부… 롭스사업부 흡수, 작년 실적 개선 견인
  • ▲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전무).ⓒ롯데쇼핑
    ▲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전무).ⓒ롯데쇼핑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가 롯데쇼핑 이사회에 입성한다. 롯데쇼핑 역사상 마트사업부 대표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지금까지 오너일가, 재무 담당 임원 외 사업부에서 백화점사업부 대표만 등기이사로 발탁돼 왔기 때문. 

    롯데쇼핑이 지난해 11월 마트사업부 대표로 취임한 강성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유통BU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강 대표,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총괄본부장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강 대표와 최 본부장이 기존 사내이사였던 윤종민 롯데인재개발원장, 장호주 전 롯데쇼핑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의 임기만료 및 퇴임 등으로 생긴 공석을 맡게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마트사업부 수장이 처음으로 등기임원에 선임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롯데쇼핑은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법인 대표이사와 백화점사업부 대표만 사내이사에 발탁돼 왔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롯데지주, 재무담당 인사만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뿐 다른 사업부 대표가 이름을 올린적은 없었다.  

    이런 관행에는 롯데쇼핑의 문화 자체가 백화점 중심이었다는 점도 주효했다. 역대 롯데쇼핑 CEO는 모두 백화점 출신으로 강 부회장 역시 롯데백화점 본점장을 거친 인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백화점사업부 대표만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마트사업부 대표가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명실공히 백화점-마트가 이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롯데쇼핑 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인사로 꼽힌다.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거쳐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롭스(롯데 H&B) 대표를,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후발주자였던 롭스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10년간 적자였던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통 롯데맨이 아닌 외부영입인사의 마트사업부 발탁이 이뤄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실제 롯데쇼핑 내 마트사업부의 위상은 부쩍 높아지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헬스앤뷰티스토어인 롭스사업부가 마트사업부로 통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롭사스업부가 사실상 롯데마트 산하 H&B부문으로 합쳐진 것. 강 대표가 롭스를 이끌었던 경험이 사업부간 통합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마트 시장은 롯데마트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쿠팡, 컬리 등 e커머스 분야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지난해 백화점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실적을 견인한 점도 올해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