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AIG손보·흥국생명 신임 대표 내정 잇따라모수 적어 코로나 반사이익 미비…CEO 교체로 변화'실적 부진 만회' 미션 성공 여부 관심
  • ▲ (왼쪽부터) 이명재 롯데손해보험 신임 대표, 램지 투바시(Ramzi Toubassy) AIG손해보험 신임 사장, 박춘원 흥국생명 신임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신임 대표 ⓒ 각사 제공
    ▲ (왼쪽부터) 이명재 롯데손해보험 신임 대표, 램지 투바시(Ramzi Toubassy) AIG손해보험 신임 사장, 박춘원 흥국생명 신임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신임 대표 ⓒ 각사 제공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국내 대형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 보험사들은 올해 수장 교체를 통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 손해율이 개선되며 반사이익을 거뒀으나, 상대적으로 모수가 적은 중위권 업체들은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실적 부진을 쇄신을 통해 넘어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임 이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알리안츠생명 대표를 역임하는 등 알리안츠그룹에서 13년간 근무한 보험 전문가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2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성 대규모 자산손상으로 적자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대체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산손상과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이 내정자의 가장 큰 과제로 꼽고 있다.

    롯데손보의 대체투자 비중은 35%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로나에 따른 실물경기 저하로 지난해 4분기 1590억원 가량 손실액이 실적에 반영됐다. RBC비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손보업계 평균인 283.9%보다 한참 낮은 169.4%를 기록하기도 했다.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AIG손해보험도 지난 15일 램지 투바시(Ramzi Toubassy) 신임 사장을 공식 선임했다. 램지 투바시 사장은 오는 31일자로 퇴임하는 민홍기 사장의 뒤를 이어 내달 1일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램지 투바시 사장은 AIG뉴욕 사무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 말레이시아 앰메트라이프(AmMetLife Insurance Berhad) CEO로 재직 중이다. 

    외국계인 AIG손보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된 상황 속 수익 다각화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달 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3분기까지 AIG손보의 순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대비 4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 역시 4410억원으로 전년대비 62억원 줄었다.

    흥국생명은 이달 주총에서 조병익 대표 후임으로 박춘원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박 신임 대표는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대표이사, 흥국화재 경영기획실 담당 등을 거쳐 흥국생명 기획관리본부 전무로 재직해왔다.

    박 대표 역시 취임 후 실적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439억원으로 전년대비 51.61%나 감소했다. 업계는 국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손실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배구단 학폭 논란'과 관련된 기업 이미지 제고도 또하나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 신임 대표는 최근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대회'와 '어린이 보호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기도 했다.

    아울러 업계는 지난 1월 취임한 김기환 KB손해보험 신임 대표의 리더십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전무(CRO) 겸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전무를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재무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KB금융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4년 연속 '3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KB손보는 해마다 순이익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7년 33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인 뒤 2018년 2620억원, 2019년 23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30% 감소한 163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지위 확대와 확고한 이익구조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