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계열사 8곳에 3900억GS엔텍 부진 뼈아파"차라리 재매각했으면"2년 연속 적자수렁
  • 빚보증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내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처지라면 더욱 난감하다.

    GS그룹의 종합상사인 GS글로벌 얘기다. 자회사 GS엔텍 등을 챙기느라 등골이 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글로벌의 채무보증액은 3886억으로 자기자본 2990억을 한참 넘어섰다. 자기자본 대비 130%에 달하는 금액이다. 

    ▲GS글로벌 JAPAN(350억1200만원) ▲GS글로벌 AUSTRALIA(135억8100만원) ▲GS글로벌 USA(192억4000만원) ▲GS글로벌 SINGAPORE(1369억4600만원) ▲GS엔텍(1344억9700만원) ▲GSG RESOURCES(69억1300만원) 등으로 자회사 7곳에 모두 보증을 섰다.

    이외 계열사 GS LUBRICANTS TIANJIN에도 220억9200만원이 있다.

    실적부진에 빠진 자회사들의 재무구조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보증액은 해마다 증가추세다. 당장 부채로 집계되지 않지만 대상자가 빚을 못 갚게 되면 고스란히 부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어 우려를 사고 있다.

    재무 부담을 가중시킨 건 GS엔텍이다. GS글로벌은 2010년 GS엔텍을 약 706억원에 사들인 이후 매년 유상증자, 채무보증 등으로 1000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 조차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염려가 가득하다. "차라리 재매각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GS엔텍은 에너지설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다. 주력 사업은 플랜트인데 최근 수주 환경이 악화되면서 덩달아 매출이 축소됐다. GS엔텍의 사업 구조를 보면 플랜트 사업이 전체 매출의 70%, 에너지 사업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은 대부분 국내외 대형 설계·조달·시공(EPC) 업체들로부터 수주가 이뤄지는데 가격 교섭력이 크지 않고 수요 변동성은 큰 편이다. 

    GS엔텍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GS글로벌의 재무 부담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GS글로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대비 4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6% 줄어든 2조8150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821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적자 수렁이었다. 직전년도 2019년 매출 3조8894억원, 순적자 166억원에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신용평가사들은 GS글로벌의 자회사 유상증자, 채무보증 결정에 따른 재무 부담을 우려하면서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회사들의 실적이 낮아지면서 GS글로벌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자본 완충 능력이 악화된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채무보증이 부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문제 될 수 있다"며 "해외 투자사업의 성패가 국내에 기반을 둔 모기업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변제해야 할 채무보증 금액이 EBITDA(이자 등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할 경우 이익으로 부채를 갚을 여력이 충분치 않아 현금 유동성이 막힐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