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횡보 전망, 금리 진정 후 새로운 악재 부상코로나19 유동성 장세 벗어나 실적 장세 전환 예고 금융위기 이후 우상향된 실적 기대 바탕으로 반등 경험
  • 국내 증시가 3000선을 돌파한 뒤 3개월 가까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정장의 주요 원인이었던 금리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2분기에도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동성의 힘으로 질주한 시장이 내려오면서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실적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2% 오른 3070.00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사상 처음으로 3000선(1월7일 종가 기준 3031.68)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같은 달 25일(종가 기준 3208.99)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박스권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에는 미국 금리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연기금과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지속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는 누적 기준으로 개인을 제외한 모든 주체가 순매도했다. 연기금(15조5000억원), 외국인(8조8000억원) 순매도 금액은 총 24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부담이 2분기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1분기 코스피 지수에 금리 상승 효과가 반영돼 안정세를 찾았다는 판단이다. 물가와 금리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는 압도적인 경제성이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미국 11.5%, 유로존 13.1%, G10 9.01%, 아시아 12.01%에 달한다. 이 경우 물가·금리 상승은 경기회복·성장과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며 글로벌 증시에 상승 탄력을 더해 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업 이익성장을 주도하는 업종과 인플레이션 기대에 민감한 시클리컬(경기민감주), 금융주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펼쳐진 유동성 장세가 약해지고 개별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이 주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본격적인 실적 장세 진입을 앞두고 실적 개선이 가팔라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급등세 진정 이후 새로운 대외 악재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의 큰 방향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EU와 중국 간 충돌, 미국 증세 등 대외적 악재들이 불거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경기와 기업이익의 회복 시점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2분기 회복 경로 자체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상반기의 주식시장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긴축 등 대외 리스크가 불거졌는데, 국내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된 실적 기대를 바탕으로 박스권에 머물다 반등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시장 여건을 살펴보면, 기저효과와 부양책에 의한 경기 회복 초기로 국내 수출과 이익 전망이 꾸준히 개선됐다. 미국 중심의 저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 여건도 계속됐다. 그러나 대외적 악재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이를 코로나19 재확산과 중국 외교 충돌, 미국 증세로 바꾼 것이 현재 시장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환율 부담 완화로 외국인 자금 유출도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와 국채 수급 우려 등 심리적 요인이 일부 해소되고, 미국과 비미국 간 경기 차별화 완화로 2분기 순환적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며 "경제 정상화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되면서 상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달러 상승 속도 조절이 진행되면 외국인 매도세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물가 상승 우려로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에 대한 의심이 지속되고, 달러 강세로 외국인 순매도 압력이 잔존한다는 점에서 지수는 횡보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4월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통화 완화 신호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고 5월부터 연기금 등 기관의 매도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 지수는 분기 초 조정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