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축 LG상사-LG하우시스, 종합상사-건축자재 한계 넘어야판토스-실리콘웍스, 성장세지만 그룹실적 견인은 아직하우시스, 자동차소재 매각 무산… 실리콘웍스 팹리스 한계LG 배터리와 시너지낼 자원개발 추진, 실탄확보가 관건
  • 출범을 보름여 앞둔 LX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가 공식결정된 만큼 구본준 신임 회장이 내놓을 사업방향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LX홀딩스 사명을 포함한 분활계획을 승인했다. 신설지주에는 LG상사, LG하우시스, LG MMA, 실리콘웍스 등 5개사가 포진한다. LG상사는 LX글로벌, 실로콘웍스는 LX세미콘으로 사명 변경이 유력하다.

    계열사 규모상 신설지주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LG상사의 연간 매출은 2017년 12조8272억원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 11조2826억원 중 영업이익은 159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 수준에 그친다. 과거 대기업의 수출창구 역할을 맡았던 입지가 통신기술 첨단화로 좁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과제다.

    LG상사가 그나마 종합상사 업계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는데에는 자회사 판토스의 역할이 크다. 지난해 사업별 영업이익을 보면 판토스가 담당하는 물류에서 1599억원 흑자를 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산업재·솔루션 수익은 174억원에 그쳤고, 에너지·팜 부문은 175억원 손실을 냈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실적을 발목잡는 셈이다.

    건축자재업을 하는 LG하우시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연간 매출액은 3조원대에 정체돼 있고 영업이익은 2016년 1570억원을 고점으로 해마다 감소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0억원으로 4년만에 반토막이 됐다. LG하우시스의 실적부진은 자동차 소재와 산업용 필름 사업 실적 악화 탓이 크다. 해당 사업부문은 2018년 -88억원에 이어 2019년 -218억원, 지난해 -453억원 등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계열분리를 앞두고 자동차 소재 부문을 현대비앤지스틸에 매각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 ▲ 구본준 LG그룹 고문ⓒ자료사진
    ▲ 구본준 LG그룹 고문ⓒ자료사진
    실리콘웍스와 LG MMA의 전망은 비교적 밝지만 그룹 전체 실적을 이끌어나가기에는 덩치가 작다는게 업계 평가다. 신설그룹 총자산 8조7000억원 중 LG MMA 자산은 6122억원, 실리콘웍스는 6297억원에 불과하다. LG MMA 영업이익은 2018년 2200억원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78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팹리스 업체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42억원에 그쳐 생산설비가 없는 설계전문 기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핵심은 신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다. 재계는 구본준 고문이 내놓을 사업 방향성에 주목하면서도 동원 가능한 자금 규모에 따른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LG상사는 지난해 부동산과 해외투자 지분을 매각해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LG하우시스도 재무 건전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예상되는 신사업은 필수적인 니켈, 코발트 등 자원개발 사업이다. LG상사는 전세계 니켈 원광의 1/4이 매장된 인도네시아를 공략 중이다. 현지에서 팜 농장을 운영하는 LG상사는 말레이시아와는 가까운 관계다. 특히 니켈, 코발트는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로 LG에너지솔류션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판토스 상장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LX그룹의 핵심 현안이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탄창 채우기'인 만큼 연내 IPO 시도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승부사 기질이 다분한 구 고문이 계열분리를 앞두고 LG상사를 '픽'한 이유도 결국은 판토스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내년이라도 IPO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