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규제 아닌 호재' 인식에 압구정 제외 막바지 거래 속출호가 수천만원 올려도 매물 없어, 외곽지역 풍선효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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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을 하루 앞두고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막판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매수문의가 잇따르고 있다.집주인들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이후 재건축사업 기대감에 매물을 차츰 거둬들이면서 매맷값과 호가는 연일 치솟는 분위기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대지 지분이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부동산(주거용 18㎡, 상업용 20㎡)을 매입할 경우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은 구매후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앞서 서울시는 지난 21일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아파트지구와 ▲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 단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4.57㎢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민간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확산함에 따라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것이 배경이다.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향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각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은 만큼 정부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실제로 21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이후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매수문의가 크게 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118㎡(이하 전용면적)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당일 26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3일 같은 면적이 24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8일 만에 2억원이 뛴 셈이다. 같은 동 수정아파트 역시 주말 사이 1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가 발효되는 27일 이전에 아파트를 사려는 막바지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집주인들은 물건을 들이는 상황이고 매수자들은 5000만원까지 올려줄 용의가 있으니 거래하자고 달려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목동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서는 지난 주말 사이 1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거래가 이뤄진 매물 대부분은 이전 신고가 대비 1억원 가량 오른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이 지역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발표 후 토요일까지 나흘간 목동1단지에서만 2∼3건 거래가 이뤄졌다. 목동2단지도 2건의 계약서를 썼다고 하고 뒷단지들도 거래가 1~2건씩 있었다. 대부분 신고가 거래"라고 말했다.이어 "기존 매물도 들어가거나 호가가 1억씩 올랐지만 거래를 하겠다는 매수자들이 있어 인근 부동산들이 바빴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움직이던 매수자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이슈로 인해 더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성동구 성수동 역시 이번 발표 이후 매수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강남구 압구정동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이미 매맷값이 초고가로 형성된데다 집주인들도 학군 등을 이유로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압구정 특별계획구역은 올해 6개 구역 중 4개가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 사업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한편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서울 외곽지역 재건축 단지도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는 지난달 58㎡가 8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썼지만 현재 호가는 9억원대에 진입했다.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갭투자가 불가능한 만큼 실수요 거래만 가능하다는 점으로 볼때 다른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