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출물량 9094만배럴… 전년比 27% 감소수출 채산성 회복… 중국-호주-항공유 발판 반등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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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울산신항 앞 해상에 설치된 에쓰오일 제2 원유하역시설(우)에 대형 유조선이 접안해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에쓰오일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가 1분기 수출물량 감소에도 국가별 제품 수요 변동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등 1분기를 기점으로 석유제품 수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29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1분기에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7.4% 감소한 9094만배럴로, 1분기 물량 기준으로는 2011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급감하자 국내 정유업계도 가동률을 조정 대응하면서다. 국내 정제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81.6%에서 올해 1분기 72%로 낮아졌다.하지만 정유업계는 제품 수출 감소에도 국가별 제품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향후 반등을 모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1분기 석유제품 수출국 순위는 △중국 36.9% △일본 14.4% △호주 8.8% △미국 8.6% △싱가포르 6.9% 순으로 집계됐다.중국 수출물량은 3360만배럴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9%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對중국 수출제품의 69%가 경유로, 정유업계가 다른 국가보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벗어난 중국 수출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일본의 경우 지리적으로 중국과 함께 수출이 가장 용이한 상황으로, 1분기에는 1312만배럴을 수출해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2월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정제설비 긴급 가동중단에 따라 난방유인 등유 수출이 22% 증가했다.호주의 도약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1분기 5위였던 호주는 항공 수요 부진과 현물 시장 재고 과다로 하락세를 나타낸 미국과 싱가포르를 제치고 수출국 3위로 올라섰다.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對호주 항공유 수출이 1% 이하로 쪼그라들자 경유 수출을 두 배 이상 늘렸다.특히 호주는 지난해 9월 BP가 호주 최대 정제설비 크위나나 정제설비(14만배럴)의 폐쇄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엑손모빌도 알토나 정제설비(10만배럴)를 폐쇄키로 하는 등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이 발 빠르게 對호주 수출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이와 함께 정유업계는 제품별로도 수급 상황 변동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미국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미국 공항 이용객은 1월 2360만명에서 2월 2445만명, 3월 3805만명으로 증가하는 등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항공여행 수요가 지난해 4월 325만명을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이 같은 미국 시장의 항공수요 회복에 맞춰 정유업계는 對미국 항공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항공유 전체 수출물량 중 미국 비중은 1월 43%였지만, 2월 48%, 3월 83%로 크게 늘고 있다.아울러 수출 채산성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1분기에는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62.3달러로, 제품 수출단가 60.5달러보다 오히려 더 높아 경영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지만, 올해는 제품 수출단가가 67.6달러로, 원유도입단가 58.1달러보다 9.4달러 더 높아졌다.
석유 수요 급감과 저장용량 한계로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을 했던 지난해에 비해 수출 체질이 개선된 것이다.대한석유협회 측은 "우리 정유사는 세계 5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며 "석유제품 수요와 정제마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국가별 수급 상황에 맞춘 전략으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 ▲ 2021년 1분기 정유업계 주요국가-주요석유제품 수출물량 현황. 단위=1000배럴, %.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실적 집계치. 한국석유공사 자료 재구성. ⓒ대한석유협회





